"금리 5%가 특별 지원?"... 소상공인 2차 대출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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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5%가 특별 지원?"... 소상공인 2차 대출 '냉랭'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5.2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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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은행... 보증수수료 포함땐 年4~5%대 수준
"특별 지원 프로그램이라며 전혀 특별하지 않아"
창구에서 투명 칸막이 사이로 상담을 하고 있는 은행 직원들. 사진=우리은행 제공
창구에서 투명 칸막이 사이로 상담을 하고 있는 은행 직원들. 사진=우리은행 제공

"오전까지 소상공인 대출 건으로 찾아오신 손님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대부분은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러 오셨다고 했어요. 나머지는 통상 거래를 위해 찾아오신 분들이었죠."

1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이 시작된 18일 시중은행 영업점은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시중은행이 혼잡할 것이라던 당국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취재진이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 일대에 위치한 시중은행 영업점을 둘러본 결과 소상공인 2차 대출 신청을 위해 창구를 찾은 고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한 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신청자가 몰릴 수 있다는 뉴스를 보며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대출 절차와 서류를 묻는 전화가 종종 있었을 뿐 혼란스러운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영업점 개장을 앞두고 2차 대출 신청자가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해 방역·예방 대책을 철저히 준비했다. 직원들은 마스크를 쓴 채 투명 가림막 뒤에서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지점장들은 직접 영업점을 체크하며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하지만 영업점을 찾는 고객은 평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금리였다. 1차 대출 당시 금리는 연(年) 1.5%로 소상공인들이 크게 부담을 느낄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2차 대출 금리의 경우 보증수수료 0.9%를 포함하면 사실상 연(年) 4~5%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일반 신용대출과 사실상 별 차이가 없다.

정부는 1차 대출으로 소상공인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 것이 가수요를 자극했다고 보고 금리를 한층 끌어올렸다. 기존 대출을 갈아타거나 주식투자 목적 등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판단은 정작 긴급 대출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의 고민만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재난 상황에 따른 긴급 대출이라면 일부 부작용이 나오더라도 과감하게 돈을 풀어야 하는데 시중금리 수준으로 이자를 물어야 하니 생계가 위급한 소상공인들은 참으로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신모(42)씨는 "이미 1차 때 소상공인 대출을 신청한 중복으로 지원할 수 없고 2차는 금리가 워낙 높아서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여느 대출 상품과 비슷한 것 같아 큰 차이를 못느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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