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이재용 ‘미래 먹거리’ 확보 위해 전략적 同行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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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이재용 ‘미래 먹거리’ 확보 위해 전략적 同行 모색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0.05.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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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오랜 라이벌"...삼성전자, 현대차와 전기차 '연합전선' 구축 여부 주목
삼성전자 개발 차세대 '전고체 전지' ... 현대 전기차 모델 탑재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재계의 전통적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처음으로 공식 회동에 나섰다. 향후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전기차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서로 간의 '윈윈' 전략을 펼 가능성도 대두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날 오후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을 방문한 것은 물론, 이 부회장과의 공식적인 단독 회동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용 배터리를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최근 현대차가 차세대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직접 찾은 것은 적잖은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그동안 현대차는 자사의 전기차 모델에서 삼성전자가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를 배제하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제품을 탑재해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과거 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전력이 있는 삼성을 현대차가 견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삼성도 2015년부터 이 부회장의 업무용 차량을 현대차 에쿠스에서 쌍용차의 '체어맨'으로 바꾼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간 미묘한 신경전이 오가는 것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번 회동을 통해 양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 합의에 이를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로서는 안정적인 전기차 배터리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고, 현대차는 주행거리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종합기술원이 개발한 차세대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고, 음극의 두께를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대용량 배터리 구현이 가능하고 안정성이 개선됐다. 베터리 내부 구조가 단순해지고, 크기가 줄어들면서 생산효율과 단가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회 충전에 전기차 800km 주행, 1000회 이상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차 개발에서 가장 발전이 더딘 것이 배터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전고체 배터리가 정 수석부회장의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현대차의 미래 비전으로 설정하고, 전기차 시장에서의 '퀀텀 점프'를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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