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반등 도루묵... 이태원發 쇼크에 유통업계 '줄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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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반등 도루묵... 이태원發 쇼크에 유통업계 '줄초상'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5.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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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이후 첫 전년대비 매출 상승, 5월 반등 기대 물거품
이달 9일 롯데百 본점 확진자 방문 '휴점'... 도미노 휴점 사태 우려
휴점한 이태원 클럽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휴점한 이태원 클럽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유통업계가 5월 황금연휴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매출 반등을 기대했지만, '이태원발(發) 찬물'로 다시 침체를 겪을까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주말 롯데백화점 본점 휴점까지 겹치며, 사태가 확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총 누적환자는 86명이라고 밝혔다. 지역별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서울이 51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가 21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인천 7명, 충북 5명, 부산 1명, 제주 1명 순으로 나타났다.

확진자들 가운데 이태원 클럽을 직접 방문해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람은 63명이고, 가족·지인·동료 등 접촉자에서 발생한 사례는 23명이다. 아직까지 3차 전파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확진자는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태원 클럽에서 확보한 명단 총 5517명 중 2405명은 통화가 됐으나 3112명은 불통상태로 알려진다. 서울시는 신분노출을 꺼려하는 이들을 위해 익명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전체 인원 검사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확진자 수 증가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다시 발발된 코로나 공포는 사람이 붐비는 유통가에 가장 먼저 영향을 끼쳤다. 지난 9일 롯데백화점은 본점 명품매장에 근무하는 판매사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하고, 이날 오후부터 휴점에 돌입했다. 판매 사원은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사람과 밀접 접촉해 전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이날 새벽 확진 판정을 받았다.

패션업체인 한세실업도 직원이 확진판정을 받자 회사 건물을 폐쇄하고, 전 직원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유통업계는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코로나 사태로 최악의 1분기를 보냈지만 5월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방역 수준으로 완화됐고, 이와 맞물려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오랜만에 고객들로 붐볐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참았던 소비심리가 '보복소비' 형태로 펼쳐진 것이다.

이달 초 한 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전년대비 30% 이상 매출이 하락했지만 5월 초만 놓고 보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상승했다"며 "집콕족들의 대대적인 외출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어 5월 매출이 크게 진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바람은 며칠 가지 않았다. 이태원 사태가 발발한 바로 다음인 지난 주말 유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태원 사태 이후 첫 주말인 이달 9일 매출이 큰폭으로 감소했다"며 "제2의 신천지 사태처럼 번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확진자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어, 동시다발적으로 코로나가 번지면 주요 점포들이 휴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시 정부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 소비심리가 또 얼어붙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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