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에 뻥튀기 가게 즐비, 번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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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앗간에 뻥튀기 가게 즐비, 번개시장
  • 서진기 기자
  • 승인 2016.12.0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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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중구 태평로 1가에 위치한 번개시장은 새벽에 장이 섰다 금방 문을 닫아버려 도깨비 시장이라고도 불렸던 곳이다. 대구역과 백화점이 인접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지만 크기는 조그마한 전통시장이다. 먹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곳보다 곡식을 갈거나 참기름을 내는 방앗간과 곡식을 볶아주는 뻥튀기 가게가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구제의류와 각종 채소와 청과물을 판매하는 곳이 모여있다.

“보리밥? 쌀밥? 섞어줘?”

시장 길을 지나가다 길게 놓인 의자에 앉으니 이해연사장이 주문을 받기 위해 건네는 말이다. 메뉴판에는 몇 가지 메뉴가 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보리밥과 쌀밥 중 하나를 선택한다. 보리밥을 주문하자 곧 비빔그릇에 보리밥이 한가득 담겨 나온다. 이어 강된장, 시래기국, 숭늉, 고등어구이가 차례로 나온다.

상 앞에는 뷔페음식처럼 20가지 넘는 반찬들이 준비돼 있는데 먹고 싶은 음식을 덜어 비벼먹는다. 준비되는 반찬들은 매일 다르다. 제철에 나는 나물과 김치, 멸치볶음, 김, 콩자반 등 쉽게 먹을 수 있는 싱싱한 음식들로 준비된다. 먹고 싶은 반찬을 그릇에 담아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비벼 한 그릇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이른 아침 시장에 장을 보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주 고객이지만 점심시간에도 오다가다 손님들이 찾는다.

보리밥 비빔밥 3,500원.

“휙이익~ 뻥.”

시장 곳곳에 호루라기 부는 소리 뒤에 뻥튀기 소리가 요란하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각종 곡식 볶는 고소한 냄새가 시장 길가에 가득하다. 특히 시장 입구 쪽 ‘바우상회’는 각종 곡식을 볶기 위해 아주머니들이 줄지어 앉아있다.
“무말랭이 볶아서 끊여 먹을라꼬. 이 집이 잘 볶는다고 소문났어.”
무말랭이, 우엉, 보리, 강냉이, 쌀, 각종 볶을 거리를 가져와 준비돼있는 통에 넣고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아주머니들이 많다. 볶아달란 말을 하지 않아도 통에 넣어두면 순서대로 볶아 돈을 지불하고 가져가는 방식이다. 한 되쯤 되는 곡식을 뻥튀기 기계에 넣고 단단히 조은다음 불에 데운다. 뻥튀기 기계에 달려 있는 온도계를 보고 약 5~10분 정도 볶아 내면 웬만한 곡식은 거의 완성된다. 볶아진 무말랭이는 부피가 커지고 갈색 빛을 내는데 쓰면서 단맛을 낸다.
1되 볶는데 2,000원.

“찹쌀로 만든 꽈배기에요. 맛보시고 가세요.”
30대 젊은이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손님을 부르는 곳은 ‘못난이찹쌀꽈배기’.

이관영, 이혜연 남매사장과 황영하 후배가 운영하는 이곳은 시장에서 문은 연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다. 젊은이들이 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다고 주위상인들의 응원이 많다고 이사장은 전했다.

이집의 메뉴는 찹쌀과 옥수수를 이용해 못나게 만든 찹쌀 꽈배기 하나다. 찹쌀과 옥수수를 써서 반죽해 숙성시킨 후 일반 꽈배기와는 달리 한 번만 비틀어 깨끗한 기름에 약 4분 정도 튀겨내면 노릇하게 익은 꽈배기가 완성된다. 성형과정에서 한 번만 비틀어 튀겨 외형은 못생겼지만 찹쌀의 쫄깃함과 옥수수의 구수함이 더해져 담백한 맛을 낸다.
못난이찹쌀꽈배기 1개 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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