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 차질·미분양·하자... HDC현산, 잇단 악재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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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 차질·미분양·하자... HDC현산, 잇단 악재에 '골머리'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4.1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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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해결과제 산적... 권순호·정경구 대표 리더십 실험대
적자폭탄 아시아나, 속초아이파크 미분양... 곳곳 경고음
하자 민원에 분쟁도 증가... 10대 건설사 중 소송 건수 1위
(왼쪽)권순호·정경구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진=HDC현산
(왼쪽)권순호·정경구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진=HDC현산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2020년을 최악의 악재로 시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연기부터 아이파크 미분양 및 하자 등의 문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의 적자가 너무 심각해, HDC현산의 본업인 건설·부동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해 선임된 권순호·정경구 HDC현산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실험대 위에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HDC현산의 가장 큰 악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중된 ‘아시아시항공’ 리스크이다. IB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1분기 적자 규모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이 `V`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연간 적자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나는 2017년만 해도 연매출 6조5000억원에 영업이익 245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8년부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매출은 7조원을 넘어섰으나 영업이익은 200억원대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중국과 일본 여행객 감소로 44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실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HDC현산 내부에서는 인수조건을 변경하거나 계약금 2500억원(위약금)을 포기하는 강수까지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무리하게 인수할 경우 본업인 건설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HDC현산이 채권단에 써 낸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은 약 2조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지분 매입에 소요되는 비용은 5000억원. 2조원 중 1조원은 산업은행 차입금 상환에, 나머지 1조원은 항공기 신규 구입 혹은 리스를 비롯한 시설투자에 쓰일 예정이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그러나 실사 결과 부채가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더구나 코로나19발 글로벌 경제 위기로 항공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으면서 아시나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HDC현산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HDC현산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차질 우려가 불거진 후 최근 3일 동안 주가는 11.89% 올랐다.

HDC현산이 마주해야 할 악재는 이것만이 아니다. 본업인 건설업에서도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올해 첫 사업지인 ‘당진아이파크’와 두 번째 사업지인 ‘속초2차 아이파크’에서 잇따라 분양 미달이 발생했다. 건축물 하자 등을 이유로 한 민원과 법률 분쟁도 회사에게 부담이다.

경기 고양시 덕양 소재 삼송2차 아이파크는 2015년 9월 입주 이후 지금까지 하자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분양이 완료된 전북 전주태평아이파크는 ‘차 없는 단지’ 홍보로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HDC현산은 '100% 지하 주차장 설계(상업시설 제외)', '아이들도 단지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단지'를 강점으로 내세워 집중 홍보했다.

태평아이파크 지하주차장 높이는 2.3m로, 주택법 시행령이 정한 2.7m보다 40㎝ 낮다. 높이가 기준보다 낮기 때문에 택배차량과 같은 화물차는 진입이 불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전주태평아이파크의 경우 개정 시행령 발효 이전인 2017년 1월 사업승인이 났기 때문에 법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HDC현산은 지난달 31일 기준, 총 13건의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소송 건수가 가장 많다. 소송액만 334억1500만 원에 이른다.

악재가 겹치면서 'CEO 리더십'에 거는 기대감은 역설적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 

권순호 대표이사는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내부적으로 M&A의 성공적 완수 및 경영 안정화, 미래 성장전략을 과감하게 실행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있다"며 "지난해 추진한 과감한 투자의 신속한 안정화를 통해 시장의 우려를 신뢰로 바꾸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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