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업계 1위 롯데제과 바짝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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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업계 1위 롯데제과 바짝 '추격'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0.04.0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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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 1400억원에 인수
빙과업계, '빙그레vs롯데' 양강구도 재편 전망
해태, 해외 유통망 활용.. 글로벌 사업 확대
해태제과, 매각 자금 부채상환·공장 신설 투자
사진= 빙그레 슈퍼콘, 롯데제과 월드콘
사진= 빙그레 슈퍼콘, 롯데제과 월드콘

빙그레가 부라보콘과 바밤바 등을 생산하는 해태아이스크림 부문을 인수하며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실질적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빙과 시장은 빙그레와 롯데의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달 31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주이며, 인수금액은 1400억원으로 공시됐다. 이날 양수대금의 10%(140억원)을 지급한 빙그레는 매매계약상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된 이후 잔금을 치른 뒤 해태아이스크림을 품에 안게 된다. 다만 흡수합병 형식이 아닌 만큼 해태아이스크림 브랜드는 유지된다.

앞서 해태제과는 지난 1월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해태아이스크림'을 신설했다. 지속적인 어린이 인구 감소와 디저트 시장의 성장으로 빙과 시장 규모가 줄어들면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태제과는 아이스크림 사업부 매각을 통해 실적 부진으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 하기 위해 사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매각 금액으로 부채상환과 과자공장 신규 설비 투자에 쓸 방침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 매각으로 해태제과의 부채 비율은 지금보다 대폭 낮아질 전망"이라며 "해태아이스크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유치, 전략적 제휴, 지분매각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하였으나 분할 이후부터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적극적인 인수를 희망하는 러브콜이 이어져 경영권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빙그레와 해태제과의 합병으로 국내 빙과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빙과업계는 롯데제과·롯데푸드·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등이 '빅 4'를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빙그레가 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해 롯데와 빙그레의 양강구조로 재편 될 것으로 전망한다.

롯데제과는 대표제품으로 월드콘·죠스바·설레임 등 보유하고있다. 빙그레의 대표제품으로는 메로나·투게더·슈퍼콘등이 있으며, 해태는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보유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31%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뒤이어 빙그레는 29%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롯데제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뒤이어 롯데푸드 15.8%, 해태아이스크림 15.3%, 하겐다즈 3.4%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표=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빙과업계 시장 점유율.
표=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빙과업계 시장 점유율.

같은 기간 롯데제과 매출액은 1398억6900만원으로 빙그레(1300억6500만원)보다 100억원 가량 더 많다. 단순히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738억900만원)을 합산하면 롯데제과의 매출액을 크게 앞선다.

아울러 빙그레는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를 통해 해외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예고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인수 배경을 설명하며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빙그레 빙과 기타 부분의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2017년 262억원, 2018년 298억원, 2019년 373억원 등 꾸준히 상승세다. 해태 아이스크림 매출까지 더하면 해외 매출액은 더욱 커진다. 롯데푸드와 롯데제과의 지난해 빙과 기타 부문 수출액은 각각 228억원과 70억원이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을 활용해 양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특히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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