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치이고 캐피탈에 밀리고... 카드업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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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치이고 캐피탈에 밀리고... 카드업계 '한숨'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0.03.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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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당기순이익 5.3% 감소... 실물경기 악화로 위기감 증폭
사진=이기륭 기자
사진=이기륭 기자

카드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5.3% 줄어들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의 총수익은 25조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887억원) 증가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2,398억원(2.0%) 줄었지만 카드론과 할부수수료 수익이 각각 1,460억원(3.9%), 3,044억원(18.6%) 늘어난 덕분이다.

문제는 실질적인 이익이다. 카드사들의 총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은 눈에 띄게 쪼그라든 모습이다. 지난해 카드사의 총비용은 23조3,547억원으로 전년보다 2.1%(4,812억원) 증가했다. 특히 대손비용이 8.9%(1,913억원), 자금조달비용이 5.9%(1,075억원), 마케팅비용이 7.7%(5,183억원) 늘었다.

이에 총수익에서 총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1조6,463억원을 기록, 2018년에 비해 5.3%(925억원) 축소됐다. 2016년 2조원에서 2017년 2조2,000억원으로 늘었던 당기순이익은 2018년부터 꺾이기 시작해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감독규정 기준 대손준비금 적립 후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조2,937억원으로 전년 대비 6.1%(843억원) 줄어들었다.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에 따르면 IFRS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되, 감독규정상 대손충당금 요적립액에 미치지 못하면 미달금액 이상을 대손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카드사들의 초유의 위기 상황이라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들은 언택트(UnContact) 비대면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하지만 제로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여전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국내외 경기 악화 영향으로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신용스프레드가 커졌다는 것은 기업들이 자금을 빌리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발행주체인 카드사의 조달비용 상승과 연결될 수 있다.

반면 경쟁 상대인 캐피털사는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캐피털사는 카드사와 함께 여신전문금융사의 양대 축으로 불린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직격탄을 맞은 카드사와는 달리 캐피탈업계는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순이익 1,000억원을 찍은 캐피탈사가 부쩍 늘어났다. 저축은행 다음으로 규모가 작았던 캐피털업계는 이제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며 카드사들을 추격하고 있다. 총자산 측면에서 이미 카드사를 넘어섰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2월부터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카드 소비가 부쩍 줄어들기 시작했고 나아가 실물경기가 크게 기울기 시작하면서 상당한 후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연체율까지 비상이 걸리면서 카드사들은 인력과 점포를 감축하며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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