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의 소주한잔] 메밀꽃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 맛집 '동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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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의 소주한잔] 메밀꽃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 맛집 '동이네'
  • 이성복 기자
  • 승인 2020.03.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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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평 맛집, 동이네] 이효석 따라 맛보는 봉평장 메밀요리
동이네. 봉평맛집. 사진= 이성복기자.
동이네. 봉평맛집. 사진= 이성복기자.

[봉평 맛집, 동이네] 봉평장에 온 장돌뱅이 허생원. 20여년전 물레방앗간에서 성서방집 처녀와 맺었던 인연을 잊지 못하고 있다. 주막 충주집에서 만난 동이라는 젊은이와 동행을 하게 된다. 대화장으로 넘어가는 60리길. 같은 왼손잡이에 어머니가 봉평 출신이라니... 혹시 내 아들이 아닐까? 평창군 봉평장과 대화장은 36세로 요절한 가산(可山) 이효석의 단편 '메밀꽃 필 무렵'(1936년)의 무대다.

봉평장에서 취나물, 메밀가루 등 산골재료 구경을 하고 효석기념관 부근에 줄지어 선 막국수집으로 향한다. 전병, 무침, 새싹, 묵으로 꾸린 메밀모듬으로 먼저 메밀의 온갖 식감을 느껴보자. 메밀새싹 얹은 비빔막국수 양념은 살짝 덜어내는 게 슴슴하니 좋겠다. 도중 육수를 부어 물막국수로 메뉴 전환하는 것도 묘미다.

피닉스파크의 스키 손님을 겨냥한 듯 겨울엔 왕갈비탕 메뉴도 낸다. 거대한 갈비를 푸짐하게 담아 전문점 수준의 맛을 낸다. 봉평장에 9월이 오면 섶다리 너머 "산 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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