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기준금리 0.5%p↓... 사상 첫 '제로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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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기준금리 0.5%p↓... 사상 첫 '제로 금리'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3.1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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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모든 수단 총망라해 경제 대응할 것"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16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p 전격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0.25%p 인하한 지 5개월 만이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 영역에 진입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은 코로나 확산으로 수출 부진 등 피해가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낮춰 대응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를 동결했다. 당시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3월 중 정점에 이르고 이후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금리 동결 직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고조되고 실물경제 위축이 빠른 속도로 심화되면서 이에 따른 긴급 조치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팬데믹(세계적 유행) 국면으로 전환됐고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충격에 휩싸였다. 

당초 시장은 한국은행이 코로나 대응을 위해 19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기준금리도 현행 연 1.25%에서 1.00%로 0.25%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16일 긴급 임시 금통위을 열고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배경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Board)가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00%p 내렸다. 지난 3일 0.50%p 인하에 이어 2주 사이에 총 1.50%p를 내린 셈이다.

이에 이주열 총재도 금통위 일정을 앞당기고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특히 두 차례에 걸쳐 추진된 미국의 금리인하는 한국의 금리인하 폭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제로금리' 수준까지 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한국은행도 0.50%p '빅컷'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p 인하)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된 2008년 10월(0.75%p 인하) 두 차례뿐이다. 12년 만에 역대 세 번째로 임시 금통위가 개최된 배경에도 코로나 충격이 금융위기 수준과 비슷하다는 판단에서다.

1% 초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실질 금리는 제로금리다. 제로금리는 한국 경제와 금융이 처음 가보는 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가 0%대에 진입하면서 당장 추가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열 총재는 "모든 수단을 총망라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실효성 논란도 여전히 예상된다. 이미 시장은 이전부터 금리인하 기대감이 상당부분 반영됐고 조정 국면도 들어간 상황이다.

또한 정상적인 실물 경제활동은 코로나 확산세가 해소되어야 하기 때문에 인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당장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어주겠지만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통화정책을 완화해 금융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성장과 물가 파급 영향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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