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건설사 사외이사... 대림 이해욱, 삼성 제니스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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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건설사 사외이사... 대림 이해욱, 삼성 제니스리 '눈길'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3.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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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3월 20일 개최... 주주친화정책 추진
현대건설, 3월 19일... 사외이사로 김재준·홍대식 교수 섭외
GS건설, 3월 27일... 용퇴한 허창수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대림산업, 미공개... 이해욱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논란 일듯
대우건설, 미공개... 5대 건설사 중 사외이사 무게감 가장 떨어져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빅5 건설사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주주총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장 주목되는 이슈는 역시 ‘사외이사’다. 최근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상장기업들은 대거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건설사들 역시 어렵게 사외이사 후보 작업을 완료했다. 건설업계에선 대림산업 이해욱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최대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사익편취 논란으로 연임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 상태다.

삼성물산은 3월 20일 주총을 개최한다. 사외이사 3명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삼성물산의 사외이사는 총 5명으로 이중 3월에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2명’ 뿐이다. 하지만 3명을 교체하면서 건설사 중 인적쇄신에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교체 후보에 올린 3명의 사외이사 모두 건설 전문가가 아닌 기업 내부 관리 전문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먼저 ‘1세대 대기업 여성임원’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제니스 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이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여성·재무 전문가로 분류된다. 금융·통신·기계 등 다양한 업종의 국내외 기업에서 실무 경력을 보유한 전문 경영인 출신이다. 고용·노동정책 전문가인 정병석 한양대 경제학부 특임교수가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노동부 차관을 지낸 인물이다. 최저임금제 도입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현 정권에서도 진보적 성향의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끝으로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후보로 올라왔다. 그는 공정거래·기업지배구조 전문가다. 이 교수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퀄컴과 1조 원대 과징금 소송에 참여해 증인으로 나서 공정위 승리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유명하다.

(왼쪽부터)제니스 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정병석 한양대 경제학부 특임교수,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사진=시장경제DB
(왼쪽부터)제니스 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정병석 한양대 경제학부 특임교수,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사진=시장경제DB

삼성물산이 이들에게 거는 기대는 ‘투명 경영’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 후유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외이사를 대거 교체하고 권한을 강화해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은 주주친화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미 2월 26일 이사회를 열고 2020~2022년 3개년 배당 정책을 확정했다. 자사주 일부 소각 방침도 확정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주당 2000원 수준이었던 자사 배당이 관계사 배당수익의 60% 수준임을 감안, 매년 경영여건 등을 반영하여 70% 수준까지 재배당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보유 중인 자사주 중 주식매수청구에 따른 자사주 취득분 280만주(약 3000억원 규모)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각키로 했다.

삼성물산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소통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3월 19일 주총을 개최한다. 현대건설은 4명의 사외이사 중 2명을 교체한다.

(왼쪽)김재준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각 대학
(왼쪽)김재준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각 대학

김재준 후보는 건축, 토목, 플랜트 분야의 전문가다. 홍대식 후보는 법률 및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다.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은 김영기 국세청 조사국장, 박성득 리인터내셔널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김재준, 홍대식 후보 안건이 통과되면 현대건설은 건설분야부터 재무, 법률까지 안정적인 외부전문가 풀을 구성하게 된다.

GS건설은 3월 27일 주총을 개최한다. GS건설은 별도의 사외이사 이슈는 없다.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고, 허 회장의 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및 GS에너지 이사회 의장을 기타비상무이사에 신규로 선임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올렸다.

허 회장은 지난해 GS 회장직을 GS홈쇼핑을 맡아왔던 허태수 부회장에 물려주면서 GS건설 회장으로서 건설 경영에만 전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왼쪽)허창수 전 GS그룹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및 GS에너지 이사회 의장. 사진=GS그룹
(왼쪽)허창수 전 GS그룹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및 GS에너지 이사회 의장. 사진=GS그룹

대림산업의 주총 일정과 안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사익편취 논란으로 이해욱 회장이 불구속 기소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국민연금이 이 회장 재선임 안건에 대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대림산업 그룹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 상표권을 자신과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 APD에 넘겨주고 자회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사용하게 하는 수법으로 31억원을 가량을 부당 지원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지난 2월 5일 진행한 회의에서 대림산업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국민연금은 대림산업 지분 12.21%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하지만 이 회장의 사익편취 논란 재판이 시작되지 않았고,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성과를 올린 점 등을 감안할 때 당장의 재선임 반대의 조치는 ‘과하다’라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림산업 이해욱 회장. 사진=대림사업
대림산업 이해욱 회장. 사진=대림사업

대우건설은 3월 25일 주총을 개최한다. 대우건설은 현재 4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이로 인해 사외이사 후보로 문린곤 전 감사원 국장, 양명석 전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장세진 서울사회경제연구소장 등 3명을 올렸다. 사외이사 이력을 살펴볼 때 대우건설이 이번 사외이사 개편으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먼저 문린곤 씨는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비상근고문을 맡고 있다. 감사원 국장으로 명예퇴직한 뒤 현대건설 상근자문 등을 지낸 이력을 갖고 있다. 양명석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 등에서 일을 했다. 장세진 소장은 인하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현재 서울사회경제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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