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대선후보, 소상공인 정책 실현 의지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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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대선후보, 소상공인 정책 실현 의지있나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7.04.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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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3시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소상공인연합회 주관으로 ‘대선후보 초청 소상공인 정책공약 발표 및 토크 콘서트’가 개최됐다. 사진=박진형 기자.

“소상공인 정책은 대선후보 의지에 달렸다. 의지가 확고하지 않고서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난 11일 오후 3시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 소상공인연합회 주관으로 ‘대선후보 초청 소상공인 정책공약 발표 및 토크 콘서트’가 개최됐다.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어느 대선후보가 더 잘 해결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 열린 행사였다. 주요 대선후보가 이날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안철수·심상정·김종인 등 일부만 모습을 비췄다. 절반이 불참했다. 행사 목적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참석한 후보들도 '깜짝 게스트'로 온 듯한 느낌이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무소속 김종인 후보는 공약을 발표하기 전에 이를 추진할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행사장 자리는 끝까지 지키지 않았다. 

심 후보는 "소상공인이 사업하기 힘들고 여러 당 열심히 찾아 다녀도 개선되는 게 너무 더딘 정치현실의 답답함에 호소하고 (대선후보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로비로 향했다. 김 후보도 "소상공인 여건이 좋아지려면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있다"면서 "의지가 확고하지 않고서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 뒤 곧 일어났다.

이렇게 의지를 강조한 후보들은 각각 7분가량 공약을 발표하고 끝냈다. 토크 콘서트라고 했지만 일방통행 발표회와 다르지 않았다. 백브리핑은 없었다. 패널들과 질의응답도 없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예정된 식순이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진행되지 않았다.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정책공약 자료집에서 "각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소상공인 관련 공약을 먼저 발표하고 학계·업계·사회단체의 패널들과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얘기뿐이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한국중소기업학회, 한국부인회 회원 등 1,000여 명이 후보에게 핵심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발걸음을 했지만 막상 오니 '먹을 것이 없었다'. 행사 중에 한 참석자가 건의사항이 있다며 여러 차례 손을 들었지만 저지당했다. 대선후보 일정 때문에 밀려난 것이다. 후보들이 다 떠난 그때서야 질문할 기회가 주어졌다. 허공에 말을 한 것과 다름 없었다. 700만 소상공인,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2,000만 명이 경기침체와 내수 불황으로 신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번 실망감을 감출 수 없게 됐다.

행사가 끝날 쯤에는 단상 위에 설치된 대선후보 의자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 각 후보 이름이 적힌 팻말이 덩그러니 책상에 붙어 있었다. 물론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아 바쁘다는 이유를 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전체 일정 중에서 '소상공인 정책공약 콘서트'가 순위에서 밀린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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