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3.4% 하락?... "무섭게 치솟은 집값이 만든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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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3.4% 하락?... "무섭게 치솟은 집값이 만든 착시"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1.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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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매매가 너무 올라 전세가율 떨어져... 2019년 3.4% 하락
"부동산 규제에 아파트 매매가 천정부지 치솟자 전세가율 하락세 장기화"

"우리집, 옆집, 앞집 전세값 다 올랐는데, 전세가율이 하락했다구요?"

지난해 서울 전세가율(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3.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값이 폭등했다는 분위기와 상반된 통계다. 어떻게 된 것일까.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이 이 현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세값이 오르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전세가율은 하락하는 모양새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만렙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7곳은 아파트 전세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계속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현황을 살펴본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6년 6월 75.1%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3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56.5%까지 하락했다. 2013년 4월 56.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광진구와 마포구, 성동구, 동작구, 서초구, 송파구, 영등포구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3년 4월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역대 최저치다. 통계작성 당시 광진구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57.1%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2월에는 54.8%까지 하락했다.

이어 마포구 57.4%→55.3%, 성동구 57.1%→54.2%, 동작구 59.4%→54.8%, 서초구 53.9%→51.2%, 송파구 52.9%→47.7%, 영등포구 53.9%→49.8% 등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하락했다고 아파트 전세가격이 낮아진 것은 아니라는 게 경제만렙의 분석이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보합상태에서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전세가율이 하락하는 경우도 있지만, 올해 아파트 전세가율 하락은 아파트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가 더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아파트 전세가율 하락은 실거래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도원동에 위치한 ‘삼성래미안’ 전용 59㎡의 경우 지난해 1월 매매가는 8억 5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고, 전세가는 4억원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가격차이가 4억원 상당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9년 12월에는 해당 아파트 매매가는 급격히 올라 9억 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전세가는 1000만원 상당 오른 4억 1000만원에 거래됐다. 매매가와 전세가 가격 차이는 1년새 4억에서 5억 4000만원으로 벌어졌다.

문제는 규제로 탄생된 '아파트 가격 상승'을 규제로 막을 수 있는냐다. 경제만렙은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가장 많이 하락한 강동구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의 가격 격차는 더 커지는 등 ​시장 상황이 정부 요구와 정반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로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하는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9㎡는 2019년 1월 매매가가 9억 8000만원에, 전세가가 5억 5000만원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4억3000만원 상당 차이가 났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에는 해당 아파트 매매가가 13억5000만원까지 치솟아 올랐고, 전세가는 6000만원 오른 6억1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전세가와 매매가 격차는 7억4000만원까지 벌어졌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내놓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에도 전세가율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내 집 마련의 기회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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