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억 한남하이츠 누구 품에?... '현대 vs GS건설' 전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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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0억 한남하이츠 누구 품에?... '현대 vs GS건설' 전략 분석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1.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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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현대건설 '디에이치' 적용 발표
14일 GS건설 '한남자이 더 리버' 공개로 응수
양사 5성급 호텔·리조트급 아파트 제시
사진=각 사 제공
사진=각 사 제공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공사비 3400억원 규모의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재건축 사업권을 놓고 맞붙었다. '초호화 아파트'를 향해 내건 양사의 조건들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특히 양사가 공개한 조감도만 놓고 보면 한남하이츠의 재건축 모습은 5성급 호텔 또는 초호화 리조트가 연상될 정도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양측이 현재 제시하고 있는 조건들을 하나씩 비교해 봤다.

◆ 현대건설 현존 최고 프리미엄 '디에이치' VS GS건설 수년째 평판 1위 '자이'

양사는 현재 '한남하이츠' 재건축을 수주하기 위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최고 브랜드 역량을 총 동원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현존 최고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로, GS건설은 수년째 아파트 브랜드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자이'로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먼저 현대건설은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강북 최초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한남하이츠를 ‘한남 디에이치 그라비체’로 명명했다. 축복의 땅을 의미하는 ‘그레이스(Grace)’와 건강한 삶을 의미하는 ‘비바체(Vivace)’의 합성어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는 평당 가격과 평당 건축비가 일정 기준을 넘어야만 적용되는 현존 최고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다. 때문에 현재 국내에 디에이치를 적용한 단지는 손에 꼽을 정도로 희소성을 갖고 있다.

2019년 9월 서울 개포동에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최초의 디에이치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공개와 함께 역대급 고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술관급 조경(알레산드로 멘디니, 신타 탄트라, 론 아라드, 김병진 등 작가 작품 설치) ▲최고급 수목 식재(제주 팽나무, 서산 소나무, 특수형 소나무, 반송, 특대형 공작 단풍, 배롱나무, 제주도 윤노리나무 등) ▲서울대 정욱주 조경학 교수가 직접 설계한 단지 중앙의 ‘헤리티지 가든’ ▲90% 세대에서 개포공원 및 대모산 뷰 확보 ▲세대 내부 슬라브 두께 240mm(층간소음 최소화) ▲거실 창호 ‘진공 유리’(단열성+소음방지+결로방지) ▲3대 명품 주방가구 ‘보피’ 적용 ▲영국 설치예술 작가 '신타 탄트라', 하버드대학교 설계 교수를 역임했던 박명권 디자이너가 만든 '예술 놀이터' ▲강남 아파트 내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면적(2047평) ▲실내 골프연습장 비거리가 15m ▲이태리산피트니스 기구 ▲8.2m 클라이밍장 ▲연회장, 음악 연주실, 영화 감상실 ▲디에이치 전용 향수 개발 등이다. 

GS건설은 따로 말이 필요없는 우리나라 최고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로 수주전에 나섰다. GS건설이 명명한 한남하이츠의 재건축명은 ‘한남자이 더 리버’다. '자이'는 이미 각종 아파트 브랜드 평가들에서 독보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브랜드다. 최근 타 사들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발표했음에도 '자이'는 수년째 아파트 브랜드 1위를 수성하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최고급 아파트라는 인지도를 갖고 있으므로 별도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직까지 필요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GS건설은 ‘한남자이 더 리버’를 통해 강북의 차세대 랜드마크로 짓겠다는 계획이다.

(위) 한남 디에이치 그라비체 문주, (아래) 한남자이 더 리버 문주. 사진=각 사 제공
(위) 한남 디에이치 그라비체 문주, (아래) 한남자이 더 리버 문주. 사진=각 사 제공

◆ 드림팀 '현대건설' VS 어벤져스 'GS건설'

양사는 이번 한남하이츠를 수주하기 위해 역대급 팀을 꾸렸다. 일단 양사가 제시한 한남하이츠의 재건축 규모는 지하6층~지상 최고 20층 아파트 10개동 790가구, 근린생활시설 1개동으로 똑같다. 하지만 짓는 팀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먼저 GS건설은 글로벌 건축설계사인 텐디자인(10 DESIGN)과 삼성물산 리조트부문(前 에버랜드)과 손잡고 독창적인 외관과 고품격 조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강변에 위치한 한남하이츠의 입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한강조망권 세대를 305가구까지 늘렸다는 게 GS건설의 설명이다.

특히, 평면특화를 통해 최근 주거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테라스형 가구를 347가구로 극대화하고, 다락 및 테라스 공간은 전용면적에 산입되지 않는 서비스 면적으로 구성했다. GS건설은 “조합이 제시한 안에서 10% 이내로 설계를 경미하게 변경했다. 그럼에도 조합원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특화 평면 등 설계 기술력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건축설계그룹사 에스엠디피(SMDP)와 손을 잡았다. 에스엠디피(SMDP)는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등 우리나라 대표 프리미엄 아파트를 설계한 곳이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서울시 기준'과 '건물 방향'을 유지하면서 거실창 방향을 바꾸는 에스엠디피(SMDP) 설계로 256세대가 '한강뷰'를 갖게 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초 한남하이츠 재건축 조합이 제시한 계획은 채광, 환기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조망과 채광, 환기가 모두 가능한 커뮤니티 설계를 제안했다. 여기에는 한강을 바라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인피니티풀과 더불어 워킹 헬스풀, 아쿠아 바이크풀, 바스풀, 실내 골프연습장, 스피닝 시설, 대형 사우나 등 조성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자존심을 건 최고 아파트 기술 대결, 현대건설 ‘H 시리즈’ VS GS건설 '시스클라인'

재건축 될 한남하이츠는 IT 기술 측면에 있어서도 최상위급 기술 경쟁이다. 현대건설은 자사 설계 기술인 ‘H 시리즈’를 적용한다. H시리즈는 현대건설이 그동안 수십년간 아파트, 고층건물 등 각종 건축물들을 시공 및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들을 결집시킨 기술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실내 대기환경을 깨끗하게 유지시켜주는 H 클린현관 및 22단계의 청정환기 시스템 ▲고급 화장대와 대형 드레스룸으로 구성되는 H 드레스퀘어 ▲벽면을 입체적으로 구성한 H 스터디룸 ▲ 세면공간과 화장실을 분리한 호텔형 욕실 H 바스 ▲2세대가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각 세대 공간에 독립성을 부여한 H 위드 등이 이번 한남하이츠에 적용될 H시리즈다.

GS건설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환기형 공기 청정 시스템 ‘SYSCLEIN(시스클라인)’을 적용한다. 이 시스템은 CO2 논란의 밀폐식 공기청정기 단점 극복하기 위해 GS건설이 자회사인 자이S&D와 개발한 기술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환기 없이도 공기를 청정하게 만드는 시스템으로 역대급 공기 청정 기술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통합 빌트인 시스템으로 구성해 세대 내 환기 및 공기청정 기능을 동시에 작동시키면서 공간 활용성까지 갖추고 있다. 또, 전열교환기가 설치된 기존 주택, 아파트, 오피스빌딩이라면 어디든 설치가 가능한 범용성까지 갖춘 매력적 기술이다.

◆ 투명건설비 'GS건설' VS 안전건설비 '현대건설'

양사의 한남하이츠 대결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부분은 또 있다. 바로 '공사비'다. 현재 GS건설은 공사비로 3419억원, 현대건설은 현대건설은 3287억원을 제시했다. 양사는 이 공사비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탄탄한 재무건정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면 GS건설은 '투명건설비'로 응수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일단 동종업계 최상의 신용등급과 재무건전성을 갖고 있다는 '안정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현재 한남하이츠 재건축 방식은 '공동사업시행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원활한 자금조달 능력이 가장 중요한 사업능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현대건설은 2000억원 규모의 사업촉진비를 제안했다. 또, 동종업계의 관행인 분양 수입금의 공사비 상환순서를 후상환으로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조합원들은 '조합원 이익'을 자사보다 우선시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GS건설은 투명한 건설비로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얻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 동안 깜깜이 회계로 논란을 빚어온 무상특화 품목별 수량과 단가, 금액 등을 공개키로 했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공사비 산정 기준일을 경쟁사보다 3개월 늦추기로 했다. 또, 공사비 상환 방식을 분양수입금 내에서 기성불을 받는 방식으로 전환시키기로 했다. GS건설은 "이 같은 럭셔리 단지로 조성함에도 불구하고 공사비는 조합측이 예상한 공사비용(예가)보다 132억이나 낮게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1982년 준공된 한남하이츠는 강북권 최고의 한강 조망을 갖고 있는 아파트로 불리고 있으며, 강변북로와 3호선 등을 끼고 있어 입지조건 또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국회의원, 기업인, 연예인 등 정재계 유명인들이 거주하면서 대표적인 부촌으로 명성을 이어온 곳이다.  한남하이츠 주택재건축사업은 GS건설이 2019년 10월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시공사 선정이 유찰된 바 있다. 같은 해 12월 26일 마감된 시공사 입찰에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참여하면서 2파전 양상을 띄게 됐다. 조합은 오는 18일 임시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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