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1兆 손실 일파만파... 불완전판매 또 불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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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1兆 손실 일파만파... 불완전판매 또 불거지나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1.1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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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다더니" 피해자 줄소송 예고... 손실률 70% 육박 전망
사진 =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피해자모임 카페 캡쳐
사진 =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피해자모임 카페 캡처

"은행 직원이 해당 금융상품은 지극히 안전하고 6개월 만기 채권 적금보다 더 낫다고 했습니다. 진짜 안전하다는 말을 수 없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기도 이런 상품인 줄 알았으면 팔지 않았다는 황당한 말을 합니다. 마치 사기꾼 집단 같습니다. 금융상품에 1%도 관심 없는 고객을 강압적으로 가입시켜놓고 지금은 죄송하다고만 얘기합니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개인 피해자들은 은행에서 충분한 설명 없이 사모펀드를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불완전 판매를 했다는 것이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피해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서는 "사모펀드상품이라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안내받지 못했다" 등 은행을 비판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초 개설된 이 카페에는 최근 1,000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몰려들었다. 라임 사태는 지난해 7월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라임자산운용이 투자자들에게 당장 돌려주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펀드 규모는 1조5,6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개인 투자가가 돌려받지 못하는 금액은 9,170억원이다. 금융당국은 손실률이 70%에 달할 것이며 이를 고려할 때 손실액이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판매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잔액 5조7,000억원 중 은행이 다룬 상품은 약 2조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비중은 34.5%에 육박한다.

특히 7월 말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던 시기였다.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 비중이 통상 7%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5배나 높은 수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1조64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4,214억원, KEB하나은행 1,938억원, 부산은행 955억원 순으로 7개 은행이 라임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증권사에서는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1조1,760억원과 4,437억원씩 판매했다.

현재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는 수익률 조작과 폰지 사기 등 불법 행위까지 드러나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폰지 사기란 신규 투자자의 돈을 이용해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의미한다.

예상보다 복잡한 사안인 점을 고려해 금융감독원의 실사 결과 발표는 1월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 관계자는 "회계법인에 맡겨 실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실제 나와봐야 이후 스케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며 지금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판매한 은행들은 대부분 펀드 판매를 대리했을 뿐 수익률 조작 등 불법행위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공동대응단을 구성해 펀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검찰 수사와 피해자 소송까지 고려하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것이 주된 전망이다.

한편, 법무법인 한누리는 피해자들을 모집해 조만간 신한금융투자와 은행 등을 대상으로 형사 고소장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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