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규제의 역설... 서울 집값 6년째 상승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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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규제의 역설... 서울 집값 6년째 상승 '신기록'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12.11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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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정부 기관 모두 집 값 상승 통계 내놔
지난해 말 대비 KB부동산 1.82%, 한국감정원 0.38% 상승
1986년 집값 통계 작성 이래 6년 연속 상승은 처음
전문가들 "정부 정책의 패배... 규제가 희소성 키웠다"
민간 분양가상한제 도입하기 1달 전 대통령이 수석보좌관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
민간 분양가상한제 도입하기 1달 전 대통령이 수석보좌관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

서울 집값이 올해도 급등했다. 서울 집값은 1986년 집값 통계 작성 시작 이래 처음으로 6년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지적은 문재인 정부로 쏠리고 있다. 집값을 잡기 위해 역대급 규제를 쏟아부었는데 역대급 신기록을 세우면서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 정부 통계 기관 모두 '집값 상승' 통계를 내놔 '정책의 실패'라는 지적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태다.

◇ KB국민은행·한국감정원 모두 6년 연속 상승 통계

8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 대비 1.82%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전년 말 대비 서울의 아파트값은 2014년 1.09%, 2015년 5.56%, 2016년 4.22%, 2017년 5.28%, 2018년 13.56% 등 5년 연속으로 상승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6년 이래 서울에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집값이 연속으로 상승한 적은 있었지만, 6년 연속으로 오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매물이 많지 않고, 내년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도 시세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부동산 가격 통계 기관인 한국감정원이 최근 발표한 '2019년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11일 주택매매가격은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 기준 전월(10월 15일) 대비 0.5% 올랐다. 지난해 10월(0.5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서울 집값은 올해 상반기(1~6월) 중에만 0.93% 하락하며, 전년 집값 급등 이후 안정세를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황이 반전돼 지난 5개월(7~11월) 동안 1.32% 올랐다. 

서울 집값은 지난 2014년 1.13% 오르며, 전년(-1.41%) 대비 상승 전환 한 이후 올해까지 6년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 문 정부, 집권 기간 동안 10여종 규제 쏟아냈지만 집 값 못 잡아

문재인 정부 집권 후 부동산 시장에 쏟아진 규제는 크고 작은 것들을 합하면 10여개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이 부동산 규제가 집값을 부추겼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 정부의 대표적 부동산 규제로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재개발 억제 ▲고가·다주택자의 양도세 및 종합부동산세 중과로 공급-수요 동반 규제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 등을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 규제들을 강행하면서 주택 공급은 매우 희소해 졌고, 매물은 시장에서 종적을 감췄다.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를 펼쳤는데, 공급과 수요를 모두 없애는 방식으로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헌법 위배 논란이 일고 있는 민간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펼쳤지만 강남 집값은 더 뛰었고, 수백대의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본지가 정부와 민간의 집값 통계 기구인 한국감정원과 KB부동산의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8구의 집값은 각각 0.111%, 0.16% 상승을 기록했다. 8구의 평균 집값이 1억원이라면 분양가상한제 직후 1억11만원(한국감정원 기준), 1억16만원(KB부동산 기준)으로 올랐다는 이야기다.

같은 기간 서울의 평균 집값 상승률은 한국감정원이 ‘0.09%’, KB부동산이 ‘0.13%’로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한 지역에서 집값이 더 올랐고, 규제를 해도 집값을 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당첨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11월 롯데건설이 서울 서초구에 분양한 '르엘 신반포센트럴'의 청약 당첨 평균 가점은 '70점'을 넘었다. 강북권은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아파트도 '60점'은 돼야 당첨이 가능하다.

가점 60점은 자녀가 2명인 부부가 무주택 기간 11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은 돼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서울의 경우 주택 공급이 한정돼 있어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하지 않으면 새로운 공급이 어려운데 부동산 규제로 정비사업이 늦어지고 있고, 양질의 일자리도 서울에 집중적으로 쏠려 있어 서울 집값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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