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총수 평판분석③] 조원태 '고졸', 박정원 '실적'에 돌아선 싸늘한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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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총수 평판분석③] 조원태 '고졸', 박정원 '실적'에 돌아선 싸늘한 여론
  • 정연수 기자
  • 승인 2019.12.04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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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인링크 기사 중 '독자 감정표현' 및 '댓글' 분석
한진 조원태, ‘학력논란’, 총수일가 갑질 잡음에 부정감성 64.1%
두산 박정원, 전 계열사 '실적악화'에 부정감성 52.9%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좌),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우)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좌),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우)

[편집자 주] 국내외적으로 유능한 경영인은 세간의 관심을 모으며 대중스타처럼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이름은 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된 또 다른 브랜드로 인식된다. 소비자에게 인기있는 기업이나 경영인은 그 이름만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도 있고, 부정적인 경우에는 불매운동이나 주가하락 등 기업전체의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재벌그룹에서 3·4세 경영 승계가 속속 진행되며 젊은 총수들의 이름이 미디어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3월, 자산총액 2위 현대차 그룹의 오너 3세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이어 4월에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급작스럽게 별세하며 그의 아들인 조원태 회장이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이에 앞선 2018년 6월에는 40대의 구광모 회장이 자산총액 4위의 LG그룹 총수에 올랐다.

압축 성장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룬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회분위기에서 이들 ‘재벌’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수십조에서 수백조원대의 재벌 총수에 오른 3·4세 경영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떨까.

본지는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3·4세 총수인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에 대한 최근 1년간 뉴스 동향과 댓글, 독자들이 해당 기사에 붙인 감정표현 등을 통해 여론을 살펴봤다. 

◇ 한진 조원회 회장, 경영상 공과(功過) 아닌 개인문제로 여론 악화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에 대한 댓글여론은 앞선 3·4세 기업총수들과 양상이 다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기아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엘지그룹 회장에 대한 기사 및 댓글여론은 주로 경영상 공과(功過)와 관련이 깊다. 반면 조 회장의 경우 개인적인 부분에 집중됐다.

회장직 승계가 이루어진지 얼마 지나지 않은 이유도 있겠으나, 조 회장 및 한진 총수일가에 대한 누리꾼들의 부정적 인식이 매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 총수일가가 초래한 ‘갑질’ 논란은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됐는데, 비난 여론이 채 가시기 전에 회장직 승계가 이뤄졌다.

여기에 더해 조 회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며 ‘뺑소니 논란’, ‘학력논란’ 등 조 회장 본인에 대한 과거 논란까지 재조명돼 온라인 여론은 더 악화됐다. 그 결과 조사대상 5명의 3·4세 총수 중 긍정평가가 가장 낮은 25.5%로 집계됐다. 기업총수 긍부정 평가는 네이버 인링크 기사에 붙은 '독자 감정표현'을 추출·분석한 결과값이다. 조사기간은 올해 1월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이다. 

차트=3·4세 기업총수 기사에 대한 '독자 감정표현'
차트=3·4세 기업총수 기사에 대한 '독자 감정표현'

조 회장은 네이버 인링크 기사 기준으로 조사기간 1294건의 기사와 1만6592개의 댓글이 발생했다. 댓글 수로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었다.

조원태 회장에 대한 기사와 댓글은 4월과 6월 사이 집중됐다. 4월에는 故조양호 회장의 급작스런 별세로 한진그룹 신임 회장으로 선임되며 언론의 관심이 급상승했고, 6월에는 회장직 승계 후 국제항공운송협회 IATA 총회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때문이었다.

누리꾼들의 댓글 볼륨 역시 이 시기 집중됐는데, 연중 전체 댓글 중 87.2%가 이 시기 발생했다.

차트='조원태 회장' 기사수-댓글수 추이
차트='조원태 회장' 기사수-댓글수 추이

특히 조 회장이 한진그룹 회장으로 선임된 4월에는 조사기간 중 가장 많은 댓글이 발생했는데, 이 시기 관련기사 '독자 감정표정'을 집계한 결과 누리꾼들의 긍정감성이 조사기간 전체 평균보다 훨씬 낮은 17.7%로 집계됐고, 부정감성은 68.9%로 조사됐다.

기사 내용은 주로 조 회장의 회장 선임을 전하는 기사들이었는데, 댓글여론에서 누리꾼들은 공통적으로 조 회장 ‘학력’을 언급하며 회장 자격을 문제삼는 내용들이 자주 등장했다. 조 회장은 1998년 미국의 모 칼리지에서 졸업을 못한 상태에서 선대회장인 조양호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인하대에 편입학했는데, 부정편입학 논란으로 2018년 7월 교육부로부터 학위취소 결정을 통보받았다. 

조 회장이 회장에 선임된 4월 중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중앙일보의 4월 8일자 <조원태 사장, 경영권 승계할 듯 … 풀어야 할 과제 산적> 기사로 총 600개의 댓글이 달렸고, 다음으로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는 같은 달 24일자 연합뉴스의 <선친 장례 8일만에…전격적으로 한진그룹 회장 오른 조원태> 기사로 390개의 댓글이 달리며 누리꾼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이들 기사 모두에서 공감을 가장 많이 얻은 댓글은 ‘학력’ 논란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중앙일보 기사 댓글]

  • 미국 전문대도 졸업 못해 인하대 부정편입했다가 취소되서 결국 고졸. 거기다 인성OOO. 한진은 얘가 없애버릴거야  (공감 1,154)
  • 미국 커뮤니티 컬리지에서도 짤릴 정도로 OO OOO 고졸사장이 참 잘도 하겠다. 그렇다고 인성이 좋기를 하나.... ㅉㅉ  (공감 458)
  • 아빠빽으로 인하대 부정입학한 고졸OO가 회장이래. 어지간히도 드럽게 공부도 못했는갑네. 그래도 삼성 이재용은 공부 잘해서 서울대 졸업해서 회장하는데... (중략)  (공감 401)

[연합뉴스 기사 댓글]

  • 자기 힘으로 대학졸업도 못한 O가 회장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까?  (공감 978)
  • 미국대학 2년제 성적땜에 잘리고.. 인하대 이사장으로 있는 아빠 빽으로 갔다가 그것도 학위취소되고 ㅋㅋ 이제 고졸이던데 .. 하는짓들도 다 맹하더만.. 회장직을 할수나 있으려나  (공감 525)
  • 그냥 어떤 사람인가 싶어서 나무위키 한번 보고 왔습니다. 진짜 이 사람이 회장 해야될 이유가 있기는 합니까?  (공감 267)

 

이런 양상은 경영상 첫 시험대가 된 IATA 총회 관련 기사로 이어졌다. 지난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가 서울에서 열렸는데, 조 회장은 총회 의장을 맡으며 국제무대에 데뷔했고, 이 자리에서 선친의 뒤를 이어 협회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호재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크게 호전되지 못했다. 이 시기 감성반응은 긍정감성이 평균 55.3%, 부정감성이 평균 40.3%로 집계됐다.

IATA 서울총회와 조 회장 나름의 성과를 전하는 기사들에도 여전히 인성논란과 학력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이데일리의 6월 4일자 <부친 숙원 풀고…조원태, 국제무대 날개 펼쳤다> 기사에는 215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기사의 감성반응은 긍정이 53.1%로 부정보다 우세하게 집계됐지만 댓글은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고, 역시 ‘학력’ 논란이 따라붙었다.

 

  • 성숙되지 않은 사람이 부모 잘만나 본인의 노력 없이 재벌기업의 총수자리에 오르더니 국제적으로 중요한 직위에 오르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닐수 있습니다... (중략)  (공감 516)
  • 저 양반도 갑질이 장난 아닌데. 게다가 딸들은 공부라도 했지, 저 사람은 전문대 들어갔을 정도로 공부도 못함.  (공감 114)
  • 고졸신화  (공감 98)

 

◇ 두산 박정원 회장, 그룹 실적악화로 부정감성 상승

자산총액 28.5조원, 재계순위 15위 두산그룹은 장기간 누적된 실적악화와 국내외 정치·경제적 영향으로 악재에 시달렸다. 취임 4년차를 맞는 박정원 회장의 위상도 흔들렸다.

대표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실적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악화일로에 놓였고, 두산건설·두산인프라코어 등을 비롯한 전 계열사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며 그룹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싸늘해졌다. 

네이버 인링크 기준으로 박정원 회장에 대한 기사는 다른 총수에 비해 확연히 적은 122건 발생했고, 댓글 역시 440개에 불과해 총수들 중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박 회장에 대한 관심도는 올해 5월 한 차례 급증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019 대기업집단’을 발표하며 각 대기업집단 총수를 발표했는데, 박 회장은 LG 구광모 회장,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과 함께 처음으로 ‘총수’에 공식적으로 지정된 것이다.

언론이 이들 세명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기사수와 댓글수가 급증했다. 댓글은 주로 LG 구광모 회장이나 한진 조원태 회장 기사에 달렸으며, 박 회장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차트='조원태 회장' 기사수-댓글수 추이
차트='조원태 회장' 기사수-댓글수 추이

박 회장 관련 기사의 긍정감성은 평균 36.0%로 집계됐고, 부정감성은 평균 52.9%로 집계되며 부정감성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누리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슈는 ‘두산베어스 한국시리즈 우승’, ‘면세점 사업 철수’, ‘디지털 전환’ 등으로 긍정감성이 과반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비리의혹 법조인 영입’, ‘2019년 3분기 적자전환’, ‘50억 연봉’ 등은 긍정감성이 채 20%에 못 미쳤다.

특히 아이뉴스의 11월했다.  2일자 <3분기 만에 또 적자전환 두산…박정원 회장, 경영능력 시험대> 기사에 가장 많은 43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긍정감성은 7.7%에 불과했다. 기사 내용이 두산의 경영악화를 다루면서 박 회장에 대한 누리꾼들의 댓글 여론도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 오너들이 삽질한 전형적인 케이스... 실력있는 CEO들 다 내치고 다 오너들이 그 자리 앉아서 말아먹었지  (공감 32)
  • 능력이 안되면 빨리빨리 자리비켜서 능력있는 사람 앉혀라. 조상이 잘했다고 후손까지 잘하는건 아니자나.  (공감 28)
  • 두산도 결국 못버티고 금호를 따라 갈거여. 그 다음 그룹은 누굴까  (공감 18)

 

조선비즈 2월25일자 <고민 깊어진 박정원 두산 회장...중공업·건설 어쩌나> 기사 역시 긍정감성이 매우 낮은 8.8%로 집계됐고, 부정감성은 76.5%로 집계됐다. 이 기사의 경우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누리꾼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원전산업에 대한 안타까움이 박 회장에게로 옮겨졌다.

 

  •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해라.주주들이 해야하나? 뜬금없는 정책을 하는바람에 잘나가던회사 몇개를 말아먹는건지. 카이도 마찬가지고..  (공감 50)
  • 원전으로 세계 최고의 입지에 오른 이 시점에 탈원전이 웬말이냐! 대기업과 그에 속해 있는 가족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적 큰 손실이다  (공감 37)
  • 건설 포기하고 두중에 올인해라 두중 자빠지면 두산도 위태하다  (공감 19)

 

☞ 어떻게 산출했나?

※ 마이닝 솔루션 : 워드미터, 채시보.
※ 조사 기간 : 2019.1.1 ~ 11.25.
※ 수집 버즈 : 18,448건(기사+댓글)
※ 분석 : 빅버즈코리아.

본 기사의 긍정, 부정감성 혹은 긍정, 부정지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인링크 기사를 읽은 독자들이 선택한 5개의 감정표현을 정량화해 산출했다.

네이버 인링크 기사 아래에는 댓글 이외에 독자들이 해당 기사를 읽고 난 뒤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5개의 이모티콘이 붙는다. 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감정표현은 △좋아요 △훈훈해요 △슬퍼요 △화나요 △후속기사원해요 등의 5가지이다.

본 기사는 올해 1월1일부터 11월25일까지 제목에 '조원태' '박정원'이 포함된 기사 중 '독자 감정표현'이 가장 많이 붙은 상위 30개 기사를 표본으로 삼았다.

표본을 제한한 이유는 분석결과에 대한 신뢰도 확보 때문이다.

제목에 '조원태' '박정원'이 들어간 모든 기사를 표본으로 삼으면 분석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해 기사에 붙은 감정표현이 1개뿐이라면 긍·부정감성 지수는 어느 쪽으로든 100%가 된다. 감정표현의 수가 적을수록 분석의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5가지의 감정표현 중 ‘좋아요’는 긍정, ‘화나요’는 부정, 나머지 3개는 ‘기타’로 각각 집계했다.

특히 일부 기사는 보정작업을 거쳤다.

A라는 정치인이 위에서 언급한 기업총수 중 한 명과 관련돼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 기사가 있다고 가정할 때, 당해 기사의 댓글 내용과 독자들이 선택한 감정표현은 상반되는 경우가 있다. 댓글의 내용은 대부분 발언자인 정치인을 비판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화나요’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독자들이 선택한 ‘화나요’의 대상은 기업총수가 아니라 발언자인 정치인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기사댓글에 대한 정확한 모니터링과 보정을 통해 분석의 신뢰도를 담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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