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생산 연 400만대도 어렵다... 금융위기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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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생산 연 400만대도 어렵다... 금융위기 이후 최악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11.1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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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판매량도 400만대 하회... "노조 리스크가 경영 발목"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 지난 5월 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디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6회 자동차의 날'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 지난 5월 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디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6회 자동차의 날'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한국 자동차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올해 판매량 400만대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고비용·저효율 고착화로 한국 자동차산업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추락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권을 등에 업고 세(勢)를 불린 강성노조가 잇단 파업으로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수출과 내수를 합쳐 지난달까지 324만2,34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279만5,914대 이후 가장 적은 판매량이다.

올해 판매량 400만대를 넘기려면 11월과 12월 각각 37만9,000대 이상을 팔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올해 월 평균 자동차 판매량은 32만4,000대에 불과하다. 연간 자동차 판매는 2015년 456만3,507대 이후 4년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올해 10월까지 198만5,632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줄어들었다. 2009년 이후로는 가장 적다. 2012년(317만634대)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수출액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비중이 커지면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내수 판매는 125만6,708대로 지난해 10월에 비해 1.2% 줄었다. 연간으로는 2016년 160만154대 이후 3년째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 생산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만대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자동차 생산량은 326만6,698대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량은 2015년 이후 매년 줄고 있다. 해외 기업들은 혁신에 목을 매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는 여전히 노조 리스크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르노삼성차의 올해 판매량은 14만4,727대로 지난해에 비해 24% 줄었다. 특히 수출용 닛산 로그 물량이 빠지면서 전체 수출(7만5,924대)은 36.4%나 감소했다. 한국GM의 판매량은 33만9,106대로 전년보다 19.1% 감소했다. 쌍용차의 판매량은 10만9,162대로 전년보다 4.9% 줄었다. 수출은 전년보다 20.6%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그나마 상황이 나아졌다. 현대차의 올해 판매량은 146만254대로 전년보다 4.5% 늘었다. 수출과 내수가 각각 5.4%, 3.4% 늘어났다. 기아차의 올해 판매량은 118만1,091대로 전년보다 0.8% 증가했다. 내수는 전년보다 4.2% 줄었지만 수출이 3.9% 늘었다.

한 전문가는 "연초부터 악재가 이어지며 자동차 업계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데도 강성노조의 입김 탓에 구조조정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주요 기업들은 몸집을 줄이고 R&D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만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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