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도 못갚아 '헉헉'... 우울한 소상공인 週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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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도 못갚아 '헉헉'... 우울한 소상공인 週間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11.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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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대출 연체율... '소상공인의 날' 땅 꺼지는 한숨 소리만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이 정부의 반(反)시장정책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이 정부의 반(反)시장정책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경기불황 속에서 대출을 갚지 못해 신음하는 소상공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시작된 소상공인 주간(週間)은 그저 우울하기만 하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8월 말 기준 원화대출 현황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0.50%로 지난달 말(0.45%) 대비 0.05%p 상승했다.

차주별로 보면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이 모두 증가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68%로 지난달 말(0.67%) 대비 0.002%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2%로 지난달 말(0.29%)보다 0.03%p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0.64%)은 지난달 말(0.57%)에 비해 0.08%p 상승했다.

특히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여파를 고스란히 체감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연체 문제가 심각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서민 대출규제는 소상공인들을 짖누르는 거암(巨巖)과 같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중소기업 부문에 포함되는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40%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0.31%)보다 0.04%p, 지난해 말(0.32%)보다 0.08%p 오른 수치다. 2년 전(0.29%)에 비해선 0.11%p 급등했다. 

은행 뿐만이 아니다. 카드·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 등 모든 금융권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금융권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년 대비 0.1%p 증가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숙박·음식업의 대출 연체율은 0.82%로 1년 만에 0.18%p 뛰었다. 도매·소매업(0.70%)도 0.06%p 올랐다.

규모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전년동기 대비 10.8% 늘어난 65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422조5,000억원에서 2016년 480조2,000억원, 2017년 549조2,000억원, 2018년 624조3,000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연이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변되는 고용정책의 변화가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켜 자영업자의 퇴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사정이 열악한 소상공인들의 경영난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9개 주요 골목상권 업종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에도 매출과 순수익이 두 자릿수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개 업종 평균 매출 증감률은 올해 -13.7%, 내년 -15.8%이며 평균 순수익 증감률은 올해 -17.0%, 내년 -17.2%로 각각 예상됐다.

법정기념일인 소상공인의 날은 11월 5일이다. 하지만 축제의 장으로 들썩거려야 할 소상공인의 날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빛이 바래가고 있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회 소상공인 주간 선포식에서 "소상공인 대회와 주간은 명실상부 소상공인의 대축제로 자리매김했지만 마냥 즐거울 수는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경제성장률 수치는 낮아지고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소상공인의 부담은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생존의 위기를 겪는 것이 오늘날 소상공인들의 모습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불굴의 의지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왔고, 단결과 혁신으로 목소리를 키운다면 우리 앞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권의 반(反)시장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창당 준비모임을 구성하고 다음달 초 발기인대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요구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소상공인 사각지대 해소 방안 등이 부결됐고 소상공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한 소상공인은 "서민 먼저 챙기겠다더니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대출·지원에 대한 근거가 되는 소상공인기본법까지 안중에 없는 정부와 여당의 작태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두 손 놓고 있으면 소상공인들은 대출 빚에 허덕이다 길거리에 나앉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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