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탕정 선언'... 업계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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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탕정 선언'... 업계도 놀랐다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10.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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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아산 탕정에 세계 최초 'QD디스플레이' 대규모 생산라인 구축
2021년부터 연간 3만장 대형 패널 생산 목표
총액 13조 투자... 8만1천개 일자리 창출 전망
QD디스플레이, LCD·OLED 단점 해소... '트루칼라' 구현 가능한 꿈의 기술
양산 기술 확보하면 글로벌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선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의 ‘초격차’ 전략 추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LCD 생산라인 축소를 과감히 실행에 옮기면서 주목을 받았던 삼성디스플레이가 ‘QD디스플레이’ 양산 계획을 밝히면서,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10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충남 아산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갖고, QD디스플레이 양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 부회장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주요 임원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투자계획을 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15년까지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 아산1캠퍼스에 세계 최초 QD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우선, 삼성은 탕정 LCD라인 중 8세대 ‘L8-1’을 QD디스플레이 생산 거점으로 전환한다. 생산라인 전환과 장비 및 설비 구축, 시험 운용 등을 위해 투입되는 자금은 약 10조원. 회사가 목표로 잡은 양산 시점은 2021년이다. 이 부회장이 밝힌 나머지 3조원은 연구개발(R&D) 분야에 쓰인다.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21년부터 탕정 QD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서는 65인치 대형 패널 3만장을 생산할 수 있다. 계획에 따르면 탕정 LCD 라인은 2025년까지 모두 QD디스플레이 생산시설로 바뀐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QD디스플레이는 자체 발광 소자로 빛을 내는 OLED와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LCD는 저렴한 가격에 높은 해상도와 뛰어난 화질을 자랑한다. 반면 시야각이 좁고 잔상이 오래 남는다.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어 뒤에서 빛을 쏘는 광원(백라이트)이 필요하다. 때문에 두께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LCD의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바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이다. 정지화면은 물론 동작화면에서도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으며 흑백의 명암비가 매우 높아 깊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그러나 유기발광소재를 사용하는 구조적 특성상 ‘번인현상’이란 단점이 뒤따른다. 생산이 안정된 현재도 대형 패널 수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생산단가가 높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QD디스플레이는 위에서 소개한 두 가지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모두 극복한 꿈의 기술이다. 무기 발광 소재를 활용해 번인현상 걱정 없이 자연색에 가장 가까운 트루칼라를 구현할 수 있다. 안정적인 양산 기술을 보유하는 기업은 단숨에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자(霸者)로 올라설 수 있다. 

그러나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아 양산 기술 확보 자체가 난제로 여겨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험용 소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QD디스플레이 양산 기술 확보에 나섰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 테스트를 관심있게 지켜보면서도, 단시일 내 대규모 양산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13일 탕정에서의 QD디스플레이 양산 계획 발표는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이다. 이는 삼성이 양산을 선언할 수 있을 만큼, QD디스플레이 핵심 기술 확보에 성공했음을 뜻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재·부품기업 20개사와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공급망 안정화 ▲원천기술 내재화 ▲부품경쟁력 제고 ▲신기술 해외유출 방지를 위해 사업 초기부터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QD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에 필수적인 잉크젯 프린팅 설비, 신규 재료 개발 등에 있어 국내 업체들과의 파트너십도 확대키로 했다. 디스플레이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국내 대학과 함께 '디스플레이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산학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의 투자가 본격화되면, 신규채용 외에 향후 5년간 약 8만1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자연색에 가까운 빛을 내는 반도체 입자인 QD는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 성장 비전”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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