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kg 쇳덩이 천정 뚫고 떨어져"... 위험천만 티센 승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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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kg 쇳덩이 천정 뚫고 떨어져"... 위험천만 티센 승강기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10.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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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배곧 한신더휴' 단지 내 엘리베이터 이틀간 운행 중단
'밸런스체인-체인고정판' 부품, 승강기 내부 천정서 바닥으로 떨어져
입주민들 "승객 내리고나서 8초 후 부품 추락... 인명사고 날 뻔"
"임시 용접만... 원인 몰라 불안하지만 불편 너무 커 운행 재개"
시공 엘리베이터 티센코리아측, "연락주겠다" 답변 후 묵묵부답
엘리베이터 내부로 떨어진 밸런스체인, 도르래 등의 모습. 사진=제보자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배곧 한신더휴' 단지 안에 있는 모든 엘리베이터가 이달 2일과 3일, 이틀간 운행을 중단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확인결과 엘리베이터 중단은 입주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층고가 29층에 이르는 이 아파트단지의 엘리베이터 시공은 티센엘레베이터코리아(이하 티센코리아)가 맡았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엘리베이터 내부 밸런스체인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티센코리아와 시공사인 한신공영 측은 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면 끔찍한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불편을 감수하고 운행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4일 현재도 한신공영과 티센코리아는 '밸런스체인 추락'과 관련해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입주민들은 3일 오후, 생활에 불편이 너무 커 위험을 감수하고 엘리베이터 운행 재개를 결정했다.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 홈페이지. 사진=화면캡처.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 홈페이지. 사진=화면캡처.

입주민들이 밝힌 사고 경위는 이렇다. 

2일 오전 10시, 단지 내 엘리베이터 1대에서 밸런스체인과 체인고정판이 내부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벨런스체인이란 엘리베이터의 무게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도움을 주는 장비다. 엘리베이터 '추'는 엘리베이터 '카'보다 1.5배 무겁다. 이때 발생하는 무게의 보상을 밸런스체인으로 한다. 이 밸런스체인은 상당한 무게를 갖고 있어 엘리베이터 내부로 떨어질 경우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탑승객이 내리고나서 약 8초 후 밸런스체인과 도르레(체인고정판)가 추락했다"며 "사실상 인명사고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입주민들은 사고가 발생한 2일과 3일,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단지 모든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을 결정했다. 시흥시청과 승강기안전관리공단에도 사고를 접수했으며 엘리베이터 전수조사도 실시했다. 전수조사 결과 다른 엘리베이터에서도 동일한 증상이 발견돼 보수작업이 시작됐다.

입주민들은 티센코리아와 한신공영이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히지 않은채, "안전하다"고만 주장하고 있어 신뢰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입주민은 "사고 발생 후 티센은  밸런스체인과 도르레(체인고정판)가 추락하지 않도록 엘리베이터 위 부분을 임시로 용접했다"며 "부품들이 왜 떨어진 것인지, 엘리베이터 천장이 무게를 못 견딘 것인지, 아니면 이들 부품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용접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입주자대표는 지금까지 파악한 문제점으로 ▲엘리베이터 밸런스체인 판넬과 무게후 지지대 연결부위 부실용접 ▲사용자재에 대한 근본적 의문 ▲사고 엘리베이터 부실용접 판넬이 모든 엘리베이터에 동일하게 설치된 점 등을 꼽았다.

한 입주민은 "입주한 지 이제 2년된 아파트다. 여긴 최고층이 29층이다. 나가지도 못하고, 들어오지도 못하는 감옥처럼 생활하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과 안전한 보수를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티센코리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부품은 모두 중고로 교체한다', '용접 땜빵으로 마무리 지으려 한다' 등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지고 있다. 

본지는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듣기 위해 한신공영, 티센코리아에 문의를 했으나 "연락을 주겠다"는 답변 외 구체적 설명을 듣지 못했다. 

한편, 티센은 지난 8일 본지에 반론을 요청했다. 티센은 "'밸런스체인-도르레'가 추락한 게 아니라 '밸런스체인-체인고정판'이 추락한 것이다. 체인고정판은 카운터웨이트 하부에 밸런스체인을 결속하기 위해 용접으로 부착돼 있다. 기사 사진 중 첫째 사진은 엘리베이터 천장의 일부인 비상탈출구가 떨어져 나간 사진이며, 셋째 사진은 구부러진 체인고정판과 노란색 완충기충돌판 2개가 붙어있는 형상이다. 완충기충돌판은 아래 사진의 빨간 원과 같이 카운터웨이트와 승강장 바닥의 완충기가 부딪히는데 간격조정을 위해 설치한 충돌판이다. 도르래는 카운터웨이트 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도르래의 무게는 수백kg에 이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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