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상한제로 평당 1억 막겠다" 장담 다음 날 1억 돌파
상태바
김현미 "상한제로 평당 1억 막겠다" 장담 다음 날 1억 돌파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10.02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 장관, 8월 13일 라디오 출연해 "3.3㎡당 1억 막겠다"
8월 14일 아크로리버파크 59.95㎡, 24억에 거래 '물거품'
'3.3㎡당 9992만원'… 사실상 1억원 시대 등장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분양가상한제로 3.3㎡/1억 막겠다’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호언장담이 단 하루 만에 무색해졌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이 김 장관 발언 다음날 우려한 가격대로 거래됐기 때문이다.

8월 13일 김 장관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대로 두면 강남이 3.3㎡당 1억원이 될 판”이라며 “이런 시그널을 막기 위해 상한제를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 조사 결과 높은 분양가가 강남 재건축 단지로 몰리는 수요의 원인이고 이것이 전체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며 분양가상한제 도입 배경을 ‘강남 재건축’으로 설명했다.

김 장관은 14에 이어 8월 20일에도 “지금 집값을 막지 못하면 강남아파트가 3.3㎡당 1억원을 돌파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김 장관은 8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나와 이혜훈 예산결산심사소위원장(바른미래당)이 제기한 ‘분양가상한제 도입 시 재산권 침해’ 논란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고분양가 책정으로 주변 아파트값 상승을 불러오고 또 아파트가격 상승이 다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이런 추세로 가게 되면 3.3㎡당 분양가격이 1억 원이 되는 시대가 머지 않아 도래할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3.3㎡당 1억원’ 시대를 막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시행하겠다는 발언을 계속 이어나간 것이다.

그런데 김 장관의 이런 발언은 단 하루만에 물거품이 됐다. 8월 14일 서울의 한 아파트가 김 장관이 우려했던 가격 수준으로 거래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9월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59.95㎡이 8월 14일 23억98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3.3㎡/가격’으로 환산하면 ‘3.3㎡/9992만 원’으로 사실상 1억 원이다.

8월 14일 전용면적 59.95㎡이 23억9800만원(12층)에 거래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모습. 매매가를 ‘3.3㎡/가격’으로 환산하면 ‘3.3㎡/9992만 원’으로, 사실상 3.3㎡ 1억원에 됐다. 사진=시장경제DB
8월 14일 전용면적 59.95㎡이 23억9800만원(12층)에 거래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모습. 매매가를 ‘3.3㎡/가격’으로 환산하면 ‘3.3㎡/9992만 원’으로, 사실상 3.3㎡ 1억원에 됐다. 사진=시장경제DB

아크로리버파크는 대림산업이 건설했으며 2016년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3년차 신축 아파트다. 단지는 지상 38층, 15개동, 총 1612가구로 구성돼 있으며 한강 조망권, 역세권, 명문 학군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의 59.95㎡은 앞선 7월 22억1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어 한 달 사이에 1억8800만 원이 상승했다.

그동안 3.3㎡당 1억원에 거래된 아파트는 개포동‧반포 재건축 아파트나 펜트하우스를 중심으로 종종 있어 왔다. 하지만 일반 아크로리버파크처럼 아파트에서 3.3㎡당 1억원으로 거래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단지는 입주 당시 10여년간 반포 일대 대장주 자리를 지키던 래미안퍼스티지를 밀어내고 반포 아파트의 새 왕좌에 오른 상태다.

이번에 23억9800만원에 거래된 아크로리버파크 유형은 ‘C형’이다. 서울에서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 59㎡는 총 238가구이며 이중 ‘C형’은 28가구뿐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한강 조망이 가능한 59㎡C형은 15가구 안팎이다. 워낙 희소성이 높은 데다 최근 가격 강세 영향을 받다 보니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 한강 조망이 가능한 전용 59㎡는 매물이 단 1건 나와 있고 호가는 26억4000만원에 달한다.

이 단지의 다른 주택형인 84㎡와 129㎡도 지난 7월 각각 32억원, 44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아크로리버파크 다음으로 3.3㎡당 1억 원 넘보는 아파트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59㎡으로 7월 19억9000만 원에 거래됐고, 3.3㎡당 가격이 8209만 원이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49㎡도 6월 17억 원에 거래돼 3.3㎡당 가격이 8029만원에 달하고 있다.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는 지난달 48억원에,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가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면 차기 ‘3.3㎡당 1억원’ 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이들 단지들의 실거래가가 급등한 원인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지목하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강남권 아파트 평당 1억원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은 분양가 상한제 확대 발표 이후 당분간 새 아파트 공급이 감소될 우려가 커지며 신축 단지에 대한 수요가 물려서 초래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에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