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2등의 헐뜯기"... 삼성, 왜 LG에 대응 나섰나
상태바
"도 넘은 2등의 헐뜯기"... 삼성, 왜 LG에 대응 나섰나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09.20 1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G전자 “삼성 QLED 표현은 허위 광고”, 공정위에 신고
삼성 “13년째 글로벌 1위... 근거 없는 주장, 단호히 대응”
글로벌 프리미엄TV 시장 점유율, 삼성 53.8 vs LG 17.8
관람객들이 'IFA 2019' 내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QLED 8K' TV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IFA 2019'에서 관람객들이 삼성 QLED 8K TV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 화질 공방이 확전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의 'QLET TV’가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임에도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며 지난 19일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20일 LG전자는 “실제 QLED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제품을 ‘삼성 QLED TV’라고 하는 것은 표시광고법 제3조 1항 1호를 위반한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QLED TV는 기존 LCD TV에 퀀텀닷 필름을 추가한 제품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 고도화에 따라 제조사가 별도로 설명해 주지 않는 이상 소비자는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합리적인 제품 선택을 저해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삼성전자의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제재가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QLED TV는 별도의 광원인 백라이트와 광량을 조절하는 액정을 사용하며 구조적으로 LCD TV와 동일하다는 것이 LG전자 측 주장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부터 기존 LCD TV에 퀀텀닷 필름을 추가한 제품을 ‘SUHD TV’로 광고하다가, 2017년부터 ‘삼성 QLED TV’로 이름만 바꿔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LG전자의 도발을 '무심한 외면'으로 대응하던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전략을 수정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출입기지단 언론사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국내외 경제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이 아닌 소모적 논쟁을 지속하는 것은 소비자와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며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을 사용한 QLED TV를 2017년 선보였고, 소비자로부터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아 전 세계 TV시장에서 13년째 1위를 달성하고 있다”며 “TV시장의 압도적인 리더로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으로 LG전자를 지목하지 않았지만, '2등의 도발'을 더 이상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사진=LG전자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TV. 사진=LG전자

LG전자가 이처럼 삼성전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배경에는, 최근 공개된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분석 자료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 평가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은 전 분기 47.7%보다 늘어난 53.8%를 기록했다. 반면, LG전자는 직전 분기 26.2%에서 17.8%로 오히려 추락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은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9’에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행사 개막 다음날인 7일 박형세 LG전자 TV사업 운영센터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QLED 8K TV는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라며 “8K TV는 화질 선명도(CM)가 50% 이상이어야 하는데 삼성전자 제품은 12% 수준으로 규격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도 같은 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것은 신경 안쓴다”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한 사장은 "우리가 8K를 리드하고 있는데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게 안타깝다. 어느 곳에서든 1등을 따라 하려하고 헐뜯는 것은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LG전자는 최근 TV광고에서도 삼성전자 QLED TV를 ‘표적’으로 삼았다. 최근 공개된 LG전자의 OLED TV 광고를 보면, 백라이트가 필요한 'LED TV‘는 얇게 만들 수 없고, 검정색의 표현이 부정확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LED' 글자 앞에 A·B·F·U·Q·K·S 등의 순서로 알파벳을 붙이는 장면에선 ’Q‘가 나오는 시간을 상대적으로 더 길게 연출했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QLED TV'를 정면으로 겨냥한 셈이다. 

업계에선 이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이 본격적인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LG전자 측이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로서도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