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H국민임대 당첨 기쁨도 잠시... 집안 곳곳 '곰팡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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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H국민임대 당첨 기쁨도 잠시... 집안 곳곳 '곰팡이 가득'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8.15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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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국민임대 당첨자, 집 상태 보고 분노... 글·사진 게재 파장
벽체 곰팡이 심각, 타일 곳곳 파손... 제보자, 결국 당첨 포기
SH 서비스 이행 기준 홈피 게재... “스스로 의무 방기” 비판도
공사 측 "계약하면 보수해 주려고 했다" 해명

최근 한 SH국민임대주택 당첨자가 "SH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자신이 당첨된 국민임대아파트 내부 촬영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6월 SH 임대아파트업계에서 유명한 인터넷카페 2곳에 ‘SH국민임대... 당첨됐다고 연락 온 집의 상태’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SH 관리 부실을 비판하는 짧막 한 글과 10여장의 집 상태 사진을 게재했다.

올린 사진을 보면 벽면에는 곰팡이가 가득 피어 있었고 타일 곳곳이 훼손돼 있었다. 글쓴이는 "내부 상태 보다 ‘계약안할거면 말고’ 식의 SH 행태에 더 화나 난다"며 "이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글을 전체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진=글쓴이
사진=글쓴이

글쓴이는 ‘사전점검 하러 갔다가 어이가 없어서... 대체 이런 집을 점검도 없이 계약하라고 하는 SH 행태에 분노만 나네요’라고 적었다. 또한 ‘집 상태 심각한 거 인정하면서도 도배, 페인트만 해줄 수 있다. 그 외 곰팡이 처리는 입주자가 처리해야 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퇴거 시에는 하자 손해 정산을 철저히 하면서 (A/S는)도배, 페인트만 해준다”며 SH의 이중적인 모습을 꼬집었다. 글쓴이는 이 집의 계약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와. 장난아니네요.’, ‘저희는 집 상태를 안본 상태에서 계약을 해버린 상태여서... 취소도 안되고’, ‘너무하네요 진짜’, ‘SH 뭐하는건지... 싸게 빌려준다고 배짱이네요’, ‘전 세입자가 관리를 너무 안했다’ 등의 반응 보였다.

SH는 국민임대주택 관리와 관련돼 자체적으로 '서비스 이행 기준'이라는 지침을 만들어 임대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H 서비스 이행 기준, 입주 및 주택관리 7-3'에 따르면 SH는 입주 대비 점검을 실시하고, 입주개시 약 1개월 전 입주예정자들이 사전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 기준 '7-4'에 따르면 점검결과 도출된 하자 등 지적사항은 입주개시 전까지 보수 완료하고, 보수에 시일을 요하는 사항은 조치예정기한을 별도로 안내해야 한다.

사진=SH 홈페이지 캡처
사진=SH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위 제보 내용은 SH 서비스 이행 기준을 무색하게 만든다.  

문제는 또 있다. 글쓴이에 따르면  SH가 '세입자 퇴거 시 하자 손해 정산을 철저히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확인됐다. 

SH는 기존 세입자들이 집안에 하자를 발생시켰을 경우 변상을 원활히 하기 위해 '2019 서울주택도시공사 임대아파트 및 기타주택 입주자 퇴거 시 세대 전용부분파손(고장) 시설물 원상 복구비용 산정 지침'을 만들었다.

'입주자 퇴거시 오손․파손(고장) 시설물에 대한 원상 복구는 퇴거자가 원상 복구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고, 오파손 면적 산출 공식(도배, 장판은 최소 폭 단위, 도장 등은 ㎡, 타일 등은 장 단위)도 존재한다. 

하자 복구나 집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하자 변상은 지침까지 만들어 철저히 받아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SH는 “(해당 집은) 보수 준비 중이다. (집상태는)자연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다. 집이 비어있는 상태가 오래되면 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계약자 정해지면 도배, 장판 기타 등등을 보수해 준다. 그리고 입주자를 맞이한다. 이 사람(글쓴이)이 계약을 했다면 보수를 해주려고 했다. 센터에서도 글쓴이에게 보수를 해주겠다고 안내를 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글에 나온 실제 집의 상태가 사실인지 기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요청을 했지만 SH 관계자는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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