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인하 전망에... 보험사들 "자산운용 다각화"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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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인하 전망에... 보험사들 "자산운용 다각화" 분주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08.0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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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 다각화 시급... 교보생명,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전환
삼성화재, 상대적으로 수익률 높은 기업금융 대출 확대... 해외채권 투자 병행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한국은행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연 1.50%로 전격 인하하자 보험사들이 울상이다. 장기 상품을 운용하는 보험사들은 다른 금융사들 보다 저금리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5% 이상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던 생보사들의 경우 이차역마진이 가속화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높은 최저보증 이율을 보증하는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대량 판매하며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역마진 상황에 놓였다.

저금리 시대에도 고금리의 보험금을 고객들에게 지급해야 해 자산운용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지출하는 금액이 더 많아졌다. 주로 채권 투자로 자산운용을 하는 보험사들에게 금리하락은 손해 폭을 더 크게 만든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기준금리 인하 등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7년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전환했다. 최근 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가격 상승으로 채권평가이익이 증가하면서 RBC비율이 상승하는 등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이와 함께 단기채를 팔아 수익을 실현하고 이러한 수익으로 장기채를 매입해 자산·부채간 듀레이션갭을 축소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만기가 길면 금리가 높은 게 맞지만 보험사들의 장기채 수요가 많아져 장기채권의 금리가 낮아지는 비정상적 상황이 발생해 역마진 위험이 있는데 이같은 부분들의 제도적인 해소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자산운용에서 금리 차리로 인한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저축성 보험의 공시이율을 낮추고 있다. 현재 2% 초중반대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이 1% 후반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리연동형 보험의 경우 적용되는 공시이율이 낮아지면 고객이 받는 환급금이 줄어들게 된다. 보험사는 고객들이 납입한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을 거두는데,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예상 자산운용수익률이 줄어들면서 예정이율도 함께 낮아져 결국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우려가 커지면서 늦어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등까지 지속되면서 해외투자 역시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업황이 이미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악화된 상황에 기준금리까지 떨어지면 자산운용을 통한 이익이 보험금에 얹어 지급해야할 이자율에 못 미치는 '이차역마진'이 더 확대할 것"이라며 "초저금리로 인한 적자를 줄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도 자산운용 다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자산운용 이익률 제고를 위해 채권 대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기업금융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금융 대출은 핵심권역 오피스 담보대출, 우량기관이 보증하는 부동산 PF 등 안정적 자산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 또한 국내채권 대비 높은 수익성이 확보된 해외채권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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