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수익 늘려라"... 금융지주, '부동산신탁' 무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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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자수익 늘려라"... 금융지주, '부동산신탁' 무한 경쟁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7.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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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끝으로 4대 금융지주 간 부동산신탁 대결 구도 완성
다른 사업에 비해 투자 자본 대비 수익성 높아 황금알 낳기도
서울 도심 전경. 사진=이기륭 기자
서울 도심 전경. 사진=이기륭 기자

4대 금융지주의 부동산신탁사업 경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 25일 우리금융지주는 국제자산신탁 경영권 지분 인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국제자산신탁은 2007년 후발주자로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했다. 관리형 토지신탁과 담보신탁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지난해 기준 수탁고 23조6,000억원, 당기순이익 315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을 끝으로 4대 금융지주는 모두 부동산신탁사를 품게 됐다. 부동산신탁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금융지주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로부터 권리를 위탁받아 부동산을 관리·개발·처분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다른 금융 사업에 비해 투자 자본 대비 수익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부동산신탁사업에 진출한 이유다.

신한금융은 지난 5월 아시아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아시아신탁은 올해 상반기 3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룹 계열사 중 신한대체투자운용(21억원), 신한DS(12억원), 신한신용정보(6,000억원)보다 높은 실적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하반기 중 아시아신탁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자회사와 주요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부동산금융 협업 체계을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조용병 회장의 원신한(One-Shinhan) 매트릭스 전략의 일환이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부동산사업에 공을 들이는 곳은 KB금융이다. 그룹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은 금융지주 계열 중 유일하게 시장 점유율 톱5에 꼽힌다. KB부동산신탁은 올해 2분기 14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4.4% 상승한 실적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306억원이다.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그룹 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사령관이 김청겸 대표로 교체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는 중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급격히 부상 중인 하나금융은 부동산 관련 계열사들을 연계해 리테일 부문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전략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되는 곳은 하나자산신탁이다. 하나자신신탁의 상반기 순이익은 323억원, 영업이익은 431억원이다. ROE(총자본이익률)는 13.17%, ROA(총자산이익률)은 8.44%를 기록했다. 하나자산신탁은 관리형 토지신탁 중에서도 책임준공형사업에서 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외에 교보생명도 최근 부동산신탁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25일 교보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삼성생명이 갖고 있던 생보부동산신탁 50%(50만주) 지분 인수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생보부동산신탁은 1998년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자본금 100억원(100만주)으로 설립됐다. 지금까지 두 회사가 공동으로 경영했으나 이번에 교보생명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은 지난해까지 상당히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라고 평가 받았지만 최근에는 금융지주들의 가세로 경쟁률이 치열해졌고 건설 부문의 전반적인 침체가 지속돼 하반기에는 중대형 신탁사들 간의 혈투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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