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금감원... 인터넷銀 인가, 금융위가 직접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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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물러선 금감원... 인터넷銀 인가, 금융위가 직접 챙긴다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7.1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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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인가' 의지 드러낸 금융위... 금감원·외평위 권한 사실상 축소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이기륭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이기륭 기자

오는 10월 재추진되는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과정을 금융위원회가 직접 챙기기로 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과도한 요구에 지난 5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가 무산되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인가 과정에서 최소 1곳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추가로 나올 것이란 기대와 달리 유력했던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두 곳이 모두 탈락해 거센 논란이 일었다.

사실상 불허(不許) 결정을 내린 곳은 외부평가위원회였다. 외부평가위원회는 금감원의 자문기구다. 금융‧법률‧소비자‧핀테크‧회계‧IT보안‧리스크관리 등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최종 결정권한을 쥐고 있지만 특혜 시비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인가심사권을 금감원에 위탁했다. 외부평가위원 구성은 금감원이 도맡는다. 공정성 문제 탓에 명단도 공개되지 않았다.

외부평가위원회는 자본력과 기술력이 탄탄한 키움뱅크에 대해 사업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토스뱅크에 대해서는 지배주주 적합성과 자금조달 능력이 미흡하다고 선을 그었다.

충격적인 결론을 두고 시장에선 현(現) 경제당국에서 가장 진보·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윤석헌 금감원장의 입김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했다. 최종구 위원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신경전의 영향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최종구 위원장 역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탈락 소식을 전하면서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와 금융감독원 심사 결과를 듣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다"고 언급했다.

결국 금융위는 오는 10월 재추진되는 제3인터넷전문은행 심사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앞으로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결과를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위원장을 금융위 전체회의에 참석시켜 심사 취지를 설명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심사 결과를 최종 보고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필요하면 논의 과정에서 외부평가위원회가 금융위와 접촉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 것이다. 금감원의 영향을 받는 외부평가위원회가 깜깜이 심사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의식한 개선책이다.

금융위가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판단할 경우 예비인가 최종 결과는 뒤집힐 수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참가자들이 외부평가위원회에 사업 계획을 충분히 설명할 기회도 많아진다. 합숙 심사 전에도 외부평가위원회에 사업 계획을 미리 설명할 수 있다. 숙박 기간에도 필요하면 더 설명할 수 있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자에게 인가 절차 모든 과정에서 컨설팅을 제공키로 했다. 신청 직후부터 끝날 때까지 상담과 안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향후에는 금융위가 외부평가위원회의 판단 결과를 바꿀 수는 있지만 그간 심사 결과를 존중하고 수용해 온 만큼,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별도의 시간을 마련하고 운영을 충분히 지원하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오는 10월 10일부터 15일까지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받기로 했다. 예비인가 심사결과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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