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천억 가치' 교통회관 재건축 추진... "서울시 반대땐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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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천억 가치' 교통회관 재건축 추진... "서울시 반대땐 소송"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6.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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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면적 1만2000㎡, 2019년 공시지가 평당 9000만원
재건축 비용 평당 1억3600만원, 최소 5천억 이상 가치 추정
국내 10위권 법무법인에 자문... 서울시와 소송전 대비 검토
사무국 "추진이 아니라 그동안 진행내용 보고 한 것일 뿐"
서울 잠실에 위치한 교통회관의 모습. 사진=시장경제DB
서울 잠실에 위치한 교통회관의 모습. 사진=시장경제DB

지은 지 36년 된 서울 잠실 교통회관이 재건축 시장에 나온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 및 건설업계‧서울시 등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통회관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운수단체들은 지난 4월 제4차 이사회에서 ‘교통회관 재건축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우리나라 10위권의 법무법인을 자문 로펌으로 정하고, 재건축을 반대하고 있는 서울시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논란이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박원순 서울 시장이 강남의 재건축·재개발을 불가하다고 밝히고 있어, 재건축의 당위성이 증명되더라도 실제 재건축 승인까지는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교통회관은 지하 3층, 지상 12층, 옥탑 2층으로 총 17층의 건물이다. 대지 면적은 1만2143㎡, 건축면적은 3만7048㎡다. 지난 1983년에 지어진 낡은 건물이다. 이곳에는 주로 택시, 버스, 화물 운송 단체들이 사무실 또는 교육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교통회관 지분은 8개 운수단체로 나뉘어져 있다. 택시조합 32%, 개인택시 25%, 화물협회 14%, 버스조합 11%, 용달협회 10%, 정비조합 4%, 전세버스조합 2%, 특수여객조합 0.2%다. 지분이 가장 많은 택시조합에서 교통회관 이사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교통회관 이사회에 지난 4월 제4차 이사회에 올라온 ‘교통회관 재건축 계획’ 문서. 사진=시장경제DB
교통회관 이사회에 지난 4월 제4차 이사회에 올라온 ‘교통회관 재건축 계획’ 문서. 사진=시장경제DB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주변 개발로 인한 세금, 유지보수비용 부담 증가를 재건축 추진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는 나와 있지는 않다.

또, 새로운 성장동력 기반구축이 요구되는 시점에 서울시의 특약사항이 자산처분을 가로 막고 있다고 명시했다. 문서에 나온 ‘새로운 성장동력 기반구축’은 재건축을 통한 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교통회관은 2019년 공시지가를 토대로 회관의 현재 가치를 ㎡당 2730만원(평당 9009만원)으로 책정했다. 재건축시에는 회관의 가치를 최소 5000억원의 이상으로 잡았다. 교통회관은 향군회관 등 인근 실거래가격을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5000억원 이상이면 평당 가격은 무려 1억3600만원이다.

교통회관은 기부체납 방식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재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설립 당시 서울시는 운수사업자들이 함부로 부지를 매각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교통회관은 서울시 교통회관 부지 이외의 타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음’이라고 아예 못을 박아 놓았다.

더 넓고 더 높게 지어 쇼핑시설 등을 입점시켜야 수익성이 나는데, 이럴러면 '이 부지는 교통회관 외 타 용도로 지을 수 없다'는 서울시의 특약을 반드시 풀어야 한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교통회관은 서울시와의 소송을 통해서라도 재건축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10위권의 법무법인을 선정해 자문을 구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이사회에서도 이 법무법인에게 자문한 서울시와의 특약사항 분쟁 소송 계획을 논의했다.

출연 비율에 따른 개별 회원 분할 여부도 자문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특정인이 재건축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느냐 질문으로 비춰질 수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교통회관은 "8개의 각 단체가 회원에게 기금을 받아 단체 명의로 공동 출연하여 설립한 비영리 법인의 재산에 대해 특정 단체 또는 각 개별회원이 지분 분할 청구가 가능한지"라고 자문을 구했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현재 교통회관의 출연기금은 앞서 설명한 대로 8개의 단체가 운수업계 발전을 위해 출연한 돈이다. 30여년전 회관 설립 초창기 일부 운수업계 사장들이 조합을 대표해 기금을 낸 사례가 있다. 이것을 가지고 수차례 교통회관 지분을 요구한 적이 있어 논란이 돼 왔다. 

교통회관 사무국은 “교통회관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이사회 날 했던 것은 그동안 해왔던 진행과정을 보고드린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담당자는 이어 "운동하지 않는다고 운동기구 못 살 이유가 없다"며 "마찬가지로 재건축 추진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그동안의 과정을 대의원들에게 보고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교통회관 정관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교통회관으로부터 재건축과 관련해 어떠한 공문도 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건축에 대해 현재 서울시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재건축은 우리의 업무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서울 강남 재건축 불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교통회관과 같은 위치에 있는 ‘잠실주공 5단지’를 직접 거론하면서 재건축, 재개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교통회관 재건축의 당위성이 증명되더라도 재건축 승인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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