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여신금융협회장, '최종구 동기' 김주현 후보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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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신금융협회장, '최종구 동기' 김주현 후보 내정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6.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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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거센 반대에도 결국... '관피아 낙하산' 논란 확산
6대 금융협회장 절반이 관료 출신... 정부 눈치보기 급급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으로 내정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사진=시장경제 DB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으로 내정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사진=시장경제 DB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으로 내정됐다.

7일 여신금융협회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숏리스트로 압축된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뒤 이사진 투표를 실시했다.

회추위 이사진은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롯데캐피탈, 아주캐피탈, 하나캐피탈, 현대캐피탈, IBK캐피탈, JB우리캐피탈, KB캐피탈, 비씨카드 등 15개사의 대표이사로 구성됐다.

투표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털 표를 가진 정태영 부회장이 글로벌 투자 유치 관련 미팅 건으로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1차 표결에서는 과반인 7표를 얻은 후보가 없어 2차 표결을 한 결과 김주현 전 사장이 최종 선출됐다. 후보들의 평판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정확한 후보별 득표수는 비공개에 부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김주현 전 사장은 오는 18일 임시총회에서 70여개 회원사의 찬반 투표를 거쳐 제12대 여신금융협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는 3년, 연봉은 4억원에 달한다.

1958년생인 김주현 전 사장은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동기 사이다. 전형적인 관료(官僚) 출신 인사로 꼽힌다.

재무부를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위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6년부터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노조 측의 반대가 거센 만큼 김주현 전 사장의 여신금융협회장 선임을 놓고 잡음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앞서 여신협회노조와 사무금융노조는 지난달 말 일제히 관료 출신 낙하산 후보의 회장 선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이날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사무금융노조는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 향후 협회의 운영과 차기 회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기획국장은 "여신금융협회장은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데 이번 내정 결과로 인해 자칫 협회장이 금융당국의 이해와 요구만 대변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회장 내정자가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을 위해 보은(報恩)의 개념으로 회장직을 수행한다면 협회 운영이 왜곡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국장은 "다만 금융노조가 회장 내정에 반대한다고 해서 회추위 투표 결과를 되돌리거나 바꿀 수는 없다는 현실적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차기 회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협회의 운영이 잘못되거나 이치에 맞지 않을 경우 케이스 바이 케이스 건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권 내에서 관피아 부활 기조가 꿈틀거리고 있다. 김주현 전 사장이 18일 여신금융협회장으로 공식 선임되면 6대 금융협회장의 절반이 관료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서도 재무부 출신인 박재식 회장이 민간 출신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지난 2017년 11월 취임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역시 재무부 출신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이후 10년 가까이 금융권을 떠났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의환향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업계가 정부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줄줄이 금융협회장 자리를 꿰차기 시작하면서 관치금융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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