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검사 첫날 KB금융... "회계법인 자료도?" 바짝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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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검사 첫날 KB금융... "회계법인 자료도?" 바짝 긴장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6.0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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勝機 잡으려 탐색전 돌입... '꼬투리 잡힐라' 표정 관리
KB국민은행. 사진=시장경제신문DB
KB국민은행. 사진=시장경제신문DB

금융감독원이 3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4년 만에 부활한 종합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의 종합검사 제도는 2015년 폐지됐다가 지난해 윤석헌 원장이 취임한 후 되살렸다. 명분은 소비자 보호였다. 그러나 사실상 금융권을 길들이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

금감원은 과거와 같은 먼지털이식 검사를 지양하고 취약점을 콕 짚어 금융회사가 체질을 업그레이드 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금융회사의 수검(受儉) 부담을 최소화하고 건전성 점검이나 소비자 보호 같은 감독 목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반(反) 기업 정서를 꿰뚫고 있는 금융권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시중은행 중에서 민원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민원건수는 금감원의 종합검사 대상 평가 지표 중 금융소비자 보호 부문에 해당한다.

그래도 첫날은 무난하게 지나갔다. KB금융과 국민은행 관계자들은 금감원 직원들이 이렇다 할 움직임 없이 대체로 차분하게 흐름을 살피는 모습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표정 관리 속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신경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입장에선 KB금융이 첫 타깃인 만큼 쉽게 놔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쏟아지는 정치권의 우려를 뒤로하면서까지 부활시킨 종합검사다. 반드시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 측은 사전검사에서 확보한 자료는 물론 매월 받는 업무보고나 상시 감시망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중심으로 샅샅이 문제점을 파고들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필요하다면 KB금융의 감사를 맡고 있는 삼일회계법인의 자료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최근 KB금융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개선책을 지적한 만큼 이 부분을 중점적 훑어볼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불법 TRS 거래 문제와 고객 투자금 횡령으로 기관주의와 과태료 제재 등을 받아 내부통제 사안이 중점검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종합검사를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의 한 관계자는 "사전검사 당시 요청한 서류를 다 제출했고 특별한 사안이 없는 만큼 본검사에서도 준비한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KB금융은 금감원 고위직 출신 인사를 잇따라 영입하기도 했다. KB증권은 최근 이장영 금융감독원 전 부원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낙점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주재성 전 금감원 부원장을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이들은 금감원에서 오랜 기간 몸담았던 핵심 인사로 꼽힌다. KB금융은 새로 영입한 금감원 OB(전직 임직원)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며 자체적으로 종합검사에 대비해왔다는 후문이다. 

종합검사를 앞두고 있는 보험사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KB금융 쪽으로 향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수검 부담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면서도 검사 강도는 그만큼 세질지 모른다며 바짝 움츠러든 상황이다.

보험사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한화생명이 오는 17일부터 종합검사를 받는다. 이르면 이달 중순 쯤부턴 메리츠화재에 대한 종합검사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금감원이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에 대해 강도 높은 검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헌 원장이 보험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데다 이들 회사는 즉시연금과 암보험금 분쟁 등에서 금감원과 맞선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을 앞두고 자본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금감원이 해당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공산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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