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과제로 남은 하나금융, 글로벌 사업은 '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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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과제로 남은 하나금융, 글로벌 사업은 '술술'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5.3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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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고도화에도 집중... GLN 사업 확대로 경쟁력 차별화
김정태 회장 "인수합병보단 핀테크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좌측)과 함영주 부회장. 사진=이기륭 기자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좌측)과 함영주 부회장. 사진=이기륭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2보 전진을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최근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연합군으로 참전했던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경영전략을 대폭 선회하는 분위기다.

일단 목표는 글로벌 영토 확장이다. 하나금융은 인수합병(M&A)과 같은 국내 신사업 카드를 당분간 접고 해외시장에 전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금융그룹 도약을 꿈꿔온 김정태 회장은 지난 24일 인천 청라에 위치한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직접 방문했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 신탁그룹(Sumitomo Mitsui Trust Holdings)과 업무협력 강화를 위한 확대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미쓰이스미토모 신탁그룹은 90여년의 역사를 지닌 일본 최대 신탁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 신탁은행을 비롯해 다양한 금융영역을 영위하고 있는 일본의 4대 금융그룹으로 꼽힌다. 총자산은 70조엔에 육박한다. 특히 신탁과 부동산 분야에서 일본 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2014년 12월 일본 동경의 미쓰이스미토모 신탁그룹 본사에서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제휴는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했다.

그렇게 제휴를 맺은지 5년이 지나 이번에는 오쿠보 테츠오 사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협력 수준은 보다 구체적이고 포괄적으로 확대됐다. 신탁, 글로벌, 디지털, 자산관리, 인재교류, 신규 사업 발굴 협력까지 총 6개 부문에서 상호협력이 체결됐다.

협력의 핵심은 단연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과 노하우 공유였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비중 4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력 강화를 토대로 아시아 지역 거점 확대에 불을 당기겠다는 김정태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 대목이다. 

하나금융이 공을 들이고 있는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 결제서비스의 일본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글로벌 핀테크 사업인 GLN은 하나금융의 핵심 디지털 전략으로 꼽힌다. 블록체인을 통해 전(全) 세계 금융·유통·포인트 사업자들의 디지털 플랫폼을 연결해 하나머니와 같은 디지털 자산을 모바일로 자유롭게 전환하고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하나금융의 목표다.

하나머니는 하나금융의 자체 통합 멤버십 포인트다. 그룹 통합 플랫폼인 하나멤버스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달 말 대만에서 하나머니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당시 직접 현지를 방문해 서비스를 시연하며 애착을 드러냈다.

김정태 회장은 최근 글로벌금융학회 정책심포지엄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수합병보다는 핀테크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GLN 사업 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자들이 하나금융의 롯데카드 인수 실패와 관련해 질문하자 나온 답변이다.

특히 김정태 회장은 "꾸준히 준비해온 GLN은 굉장한 플랫폼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을 커머셜 위주의 은행에서 데이터 정보회사로 전환할 것을 강조해온 만큼 비금융분야 역량을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김정태 회장은 GLN 사업 개시까지 4년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GLN을 통해 해외 어디서든 하나머니로 결제가 된다면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경우 한국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 7년 동안 M&A에 손을 놓았다가 최근 야심차게 롯데카드 인수에 시동을 걸었는데 이러한 시도가 무산되니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롯데카드에 그치지 않고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출까지 좌절된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여러 고민 끝에 그룹의 역량을 핀테크에 집중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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