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만 4억원... 여신협회장 노리는 관피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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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만 4억원... 여신협회장 노리는 관피아들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5.2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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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25시] 업계가 흘리는 피땀, 위기의 타개할 새 회장의 책임
民官 향한 카드사·캐피탈 엇갈린 시선, 책임은 회원사 모두의 몫
서울 중구 무교동에 위치한 여신금융협회 사무실 전경. 사진=여신금융협회 제공
서울 중구 무교동에 위치한 여신금융협회 사무실 전경. 사진=여신금융협회 제공

5대 금융협회장 중 하나인 여신금융협회장 자리를 놓고 유례 없는 경쟁전이 벌어지고 있다.

민관(民官) 출신 인사들이 각축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노무현 정권에서 승승장구했던 전직 경제관료들을 중심으로 후보군이 압축되는 분위기다.

KB국민카드 출신으로 처음으로 민간 여신금융협회장에 오른 김덕수 회장의 자리를 또 다시 현(現) 정부와 가까운 전직 관료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쏟아진다. 시장 곳곳에 개입하고 있는 금융당국과 가까운 후보 쪽으로 선거가 기울어 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앞서 여신금융협회는 오는 24일까지 차기 회장 모집 공고를 통해 후보자 지원을 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협회는 선거에서 후보자가 5명 이상일 경우 30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3명 이내 쇼트리스트로 후보를 압축한 뒤 다음달 7일 면접을 추가로 진행해 최종 후보자를 선정키로 했다.

기존에는 한 차례만 회추위를 열었지만 10여명의 후보가 회장 선거에 뛰어들 것이라는 과열 구도가 예상되자 이례적으로 절차를 바꾼 것이다. 회추위는 카드사 CEO 7명, 캐피탈사 CEO 7명 등 기존 이사회 이사 14명과 감사 1명까지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최소 10명 이상의 후보가 회장 자리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여신금융협회장 선거 중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업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실패 탓에 경영환경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업계를 살리겠다는 의지보다는 잿밥에 눈이 먼 전직 관료들 사이의 알력과 탐욕이 이면에서 꿈틀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신금융협회장의 연봉은 무려 4억원에 달한다. 업무 강도가 그리 높은 편도 아니다. 그러나 대우는 웬만한 사기업 CEO 수준이다. 임기도 안정적으로 보장 받는다.

시장에선 업계가 흘리는 피땀을 잘 이해하고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민간 금융기업 출신 인사를 새 회장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 정부와 가까운 관료 출신이 오히려 정부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최근까지 수많은 기관에 낙하산을 내리 꽂은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요구는 조용히 뭉개질 공산이 높다.

힘을 모아야 할 업계 내부에서도 교통정리가 수월치 않다. 최근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캐피털사 쪽에서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내부 출신 인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

반면 정부 규제에 민감한 카드사 쪽에서는 내부 인사를 택할지 관료 출신을 택할지 확연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질적인 비전과 정부의 눈치 사이에서 목숨값을 저울질하는 카드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궁극적으로는 양측 업계가 공동의 경제적 이익을 목표로 하는 만큼 모두의 건전한 성장을 이끄는 적임자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의 입김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실수를 반복할 것인지, 한줄기 희망과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회원사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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