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규제 비웃듯... 미어터지는 견본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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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규제 비웃듯... 미어터지는 견본주택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5.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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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캐슬 클라시아 3만, 과천자이 3만2천... 15만명 북적
정부의 초강력 규제에도 사람들 부동산에 큰 관심
전문가들 “수억원대 시세차익 인기 몰고 올 수밖에”
사송 더샵 데시앙 견본주택에 몰린 인파. 사진=포스코건설·태영건설 컨소시엄
사송 더샵 데시앙 견본주택에 몰린 인파. 사진=포스코건설·태영건설 컨소시엄

9·13, 2·3기 신도시 발표 등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주말에만 15만여명이 건설사들의 견본주택을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주말은 비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지는 등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쉽지 않은 날이었다. 그럼에도 일부 견본주택에는 하루에만 1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19일 길음뉴타운에 문을 연 롯데캐슬 클라시아 내방객 수를 집계해 발표했다.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문을 연 이곳의 내방객은 무려 3만여명에 달했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첫날(17일) 내방객 8000여명을 시작으로 2일차(18일, 토) 1만2000여명, 3일차(19일, 일) 1만여명(12시 기준 3000여명 내방)이 다녀갔다. 견본주택 오픈 첫날인 17일은 오전 10시 입장을 위해 2시간 가량을 기다릴 정도로 사람들은 몰렸고, 건설사들은 수 시간 동안 기다리는 내방객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각종 이벤트와 간식거리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견본주택 마지막 날인 일요일(19일)은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기온이 10도씨로 떨어졌다. 날씨 악화로 내방객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약 1만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견본주택을 보기 위해 우산을 쓰고, 길게 늘어선 대기줄은 몇 백미터에 달했고, 주차장은 견본주택 오픈 전부터 만차로 인해 주변 일대가 극심한 교통혼잡을 빗기도 했다.

견본주택 마감 시간을 앞두고는 다음날 방문을 양해달라는 시행사와 무조건 보겠다는 내방객들 사이에 실랑이를 벌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사진=시장경제DB
19일 롯데캐슬 클라시아 견본주택 앞 모습. 이날 비가 내리고, 기온이 떨어졌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견본주택을 보기 위해 모였다. 사진=시장경제DB

GS건설의 과천자이 견본주택도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열렸다. 이곳은 무려 3만2천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GS건설에 따르면 17일 문을 연 과천자이 견본주택에는 첫날 8천여명, 토요일 1만2천여명, 일요일 1만2천여명이 방문했다.

과천자이 견본주택은 견본주택 오픈 첫날 이른 아침부터 입장을 위한 긴 대기줄이 형성돼 있었다. 견본주택 내부에 마련된 단지 모형도 앞에는 안내책자를 살피며 과천자이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층과 2층에 마련된 아파트 단위세대 유니트를 관람하기 위해서도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주말 견본주택 오픈 1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던 김모씨(36세)는 “오래된 아파트가 많지만, 명문학군에 유흥시설이 거의 없는 과천시내에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고 해 방문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입장부터 상담까지 3시간이나 넘는 대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17일 과천자이의 모습. 사진=GS건설
17일 과천자이의 모습. 사진=GS건설

17일부터 19일까지 문을 연 견본주택은 또 있다.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견본주택에는 지난 주말 3만8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밝혔고, 성남시 중원구에 들어서는 코오롱글로벌의 '신흥역 하늘채 랜더스원' 견본주택에는 2만9000여 명의 내방객이 찾았다. 이 외에도 양주옥정신도시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2만여명, 인천 서구 '검단 파라곤'에 1만5000여명, 시흥 ‘동원로얄듀크 2차'에 1만여명이 견본주택을 찾았다. 건설사들이 밝힌 지난 주말 견본주택 내방객의 수를 합치면 15만여명이 아파트를 보고 갔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는 포스코건설·태영건설 컨소시엄의 ‘사송 더샵 데시앙’ 견본주택에 2만1000여명의 인파가 몰렸고 같은 기간 문을 연 동양건설산업의 ‘고덕 파라곤 2차’ 견본주택에는 2만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서 밝힌 분양아파트의 경우 대부분이 재건축 아파트로 실제로 분양을 하는 가구수는 매우 적다. 여기에 전매제한 등 각종 부동산 규제가 적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달 초 3기 신도시까지 발표해 주택 공급량 증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분양아파트를 보러온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내집마련’과 ‘시세차익’ 기대감을 인기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롯데캐슬 클라시아의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이곳(길음뉴타운)은 현재 뜨고 있다. 집 값도 그렇고, 강남 못지 않게 살기 좋은 동네로 발전하고 있다”며 “1~2년전 입주를 시작한 옆 단지들과 비교해도 시세차익은 3~4억원 대다. 2022년 정도에 준공할 것 같은데, 그때가 되면 오르면 올랐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 임종승 분양소장은 “과천자이는 자이 브랜드를 입은 과천 일대 대표 아파트 단지로 그에 걸 맞는 우수한 상품 설계와 커뮤니티시설로 명품 주거단지가 될 것”이라며 “준강남권으로 불리는 만큼 과천뿐 아니라 안양, 서울권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분양소장은 “인근 시세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당 사업지에 실수요자 위주의 고객이 많이 다녀가셨다”고 밝혔다.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 오대열 리서치팀장은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늦춰왔다. 하지만 여름 휴가시즌과 장마철이 오기 전 분양을 마치기 위해 건설사들도 아파트 분양에 서두르고 있는 분위기”라며 “서울 유명 브랜드의 아파트들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만큼,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어 분양 열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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