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채' 마련, LH 매입 따라하면 답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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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채' 마련, LH 매입 따라하면 답나온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5.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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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국민들 집 매입할 때 13가지 기준 설정... 15년 노하우 축적
‘매입임대사업'으로 2004년부터 10만 가구 매입, 9.2만가구 공급
채광, 교통접근성, 임대가능성, 토지형상 등 13가지 기준 설정
임대주택 매입을 위한 주택매매 오픈마켓 주택파쇼 행사가 3월 14일 오후 경기 성남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사옥에서 진행됐다. LH는 이 행사에서는 주택소유자 등에게 LH가 주택을 매입하는 13가지 체계와 유형을 설명했다. 사진=시장경제DB
임대주택 매입을 위한 주택매매 오픈마켓 주택파쇼 행사가 3월 14일 오후 경기 성남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사옥에서 진행됐다. LH는 이 행사에서는 주택소유자 등에게 LH가 주택을 매입하는 13가지 체계와 유형을 설명했다. 사진=시장경제DB

내 집 마련은 많은 사람의 꿈이자 인생의 목표다. 매우 큰 재산을 투자해야 하는 선택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모델하우스를 가고, 공인중개사를 만나고, 주위 사람들의 조언을 듣는 것도 ‘좋은 집’과 ‘나쁜 집’을 판별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알아봐도 부동산 초보자에게 ‘좋은 집 구하기’이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려운 부동산 용어, 누구도 알 수 없는 미래는 더 복잡한 선택을 만들게 할 뿐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내 집 마련에 복잡함을 갖게 되는 이유는 ‘좋은 집’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살펴보면 ‘좋은 집’의 기준은 분양사가 공인중개사가 설정해 주고 있다. 전문가 의견을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의 한계가 존재한다. 스스로 좋은 집을 구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이럴 때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국민의 집을 사들이는 방식을 한 번 따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LH는 2004년부터 ‘매입임대사업’이라는 정책을 통해 국민들의 집을 사들이고 있다. LH가 국민들에게 주택을 매입한 후 리모델링해 국민(주거 약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LH는 2004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약 10만호 넘게 매입했고, 이 중 9만2864호가 공급됐다.

매입임대사업은 파는 ‘국민’이나 사는 ‘LH’나 서로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때문에 LH는 국민들의 집을 매입할 때 13가지 기준을 설정했다. 어떤 기준인지 하나씩 살펴보자.

LH는 첫 번째로 건물관리(전용, 공급)를 따져본다. 전용면적은 실제 거주하는 세대내 평수를 말한다. 공급 면적은 전용면적+계단, 복도, 현관 등을 포함한 것이다. 전월세 주택을 알아보고 있다면 전용 면적이 넓은 집이 이득이다.

매입을 알아보고 있다면 공급면적을 타 주택과 비교해야 한다. 공급 면적이 많다는 건 향후 재건축 할 때 더 많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재산적 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LH의 두 번째 매입 기준은 ‘지은 지 10년이 안 된 주택’이다. ‘매입임대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최대한 빨리 리모델링해 다시 임대주택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식당으로 말하자면 회전율이 높은 메뉴인 셈이다. 지은지 최소 10년 이하의 집을 선택해야 리모델링을 해 빠르게 월세 손님을 받을 수 있다. 새집일수록 좋은 주택이라는 의미다.

세 번째는 ‘교통접근성’, 네 번째로 ‘학교접근성’, 다섯 번째로 ‘편익시설’이다. ③부터 ⑤까지는 내 집을 마련할 때 반드시 비교해야 할 기초 중에 기초 항목이다. 주택 옆에 교통, 학교, 편익 시설이 있느냐, 있다면 얼마나 가까운 것인가를 따져는 것이다.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하는 신혼부부라면 교통접근성이 뛰어나야 한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닐 나이라면 학교 접근성을 우선순위로 따져야 한다. 편익시설은 마트, 병원, 행정시설 등을 의미한다. ③번부터 ⑤번까지의 시설은 가깝고 많을수록 좋은 주택에 속한다.

여섯 번째 조건은 ‘채광’이다. 채광은 햇빛이 세대 내 비추는 것을 말한다. 주택에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으면 답답함을 항상 갖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거주 공간으로서는 큰 단점을 갖고 있다.

3월 14일 LH 주거복지사업처 최종웅 차장은 매입임대사업을 설명하면서 “2019년부터는 빛이 들어오면 배점을 주기로 했다”며 채광의 중요성을 밝혔다. 사진=시장경제DB
3월 14일 LH 주거복지사업처 최종웅 차장은 매입임대사업을 설명하면서 “2019년부터는 빛이 들어오면 배점을 주기로 했다”며 채광의 중요성을 밝혔다. 사진=시장경제DB

일곱 번째로 ‘주민공동공간’이다. 주민들이 모여 회의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아파트는 커뮤니케이션실, 일반 주택은 마당이나 공터 등이 될 수 있다. 주민공동공간이 있으면 이웃 주민과 만날 기회가 많아진다. 이 과정에서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 수 있다.

여덟 번째로 ‘임대가능성’을 본다. 내 집을 마련할 때 단순히 ‘거주’의 목적으로만 보지 말라는 의미다. 살다 보면 이사가 필요한 시기가 찾아온다. 이때 전월세로 돌려 빨리 세입자를 받을 수 있는 집이라면 좋은 집이라 할 수 있다.

아홉 번째로 LH는 ‘지하층 유무’를 따진다. LH가 지난해에 보유한 지하 및 반지하주택은 4202곳이다. 이 중 303곳은 6개월 이상 장기미임대 상태(공실)다. 79곳은 이미 철거를 했거나 철거할 예정이다. 지하 및 반지하층의 최장 공실 기간은 8년 10개월이다.

지하나 반지하층은 곰팡이, 결로 등이 생기기 쉽고 수리를 한 뒤에도 증상이 재발해 입주를 기피하는 주택 유형이다. 급한 거주 공간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부도 지하와 반지하의 매입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열 번째는 ‘용도지역’을 살핀다. 용도지역에 따라 재건축, 리모델링의 수준이 달라진다. 노후화된 집을 매입하는 것이라면 용도지역과 재건축 리모델링 수준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끝으로 ‘토지면적’과 ‘토지형상’을 확인한다. 이 2개를 확인하는 이유는 토지 ‘모양’(=형상)에 따라 땅값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토지가격 비준표’를 통해 땅값을 산정하는데, 땅의 모양(정방형, 가로장방형, 사다리형, 삼각형, 부정형 등 8개 유형)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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