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자조금 "金겹살, 아프리카돼지열병 탓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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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자조금 "金겹살, 아프리카돼지열병 탓 아니다"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9.05.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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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동기대비 도소매 가격 모두 하락
국내 돼지고기 가격 ASF영향 없어
한돈농가, "ASF불안감, 소비 위축이어져 생존 위협"
중국발 ASF의 영향이 아직 국내 돼지고기 수급이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사진= 이기륭기자)
중국발 ASF의 영향이 아직 국내 돼지고기 수급이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사진= 이기륭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슈로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생산자인 한돈 농가들은 오히려 하락한 도매 가격에 한숨짓고 있다.

10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은 지난 2월 최저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올라 5월 평균 가격이 2월 대비 약 15% 상승했다. 하지만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5월 4154원(kg당)으로 전년 동기 가격인 4635원보다 10%가량 하락했다. 돼지 가격이 크게 떨어졌던 1, 2월대비 오른 편이지만, 이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로 풀이된다. 봄이 되면 나들이객 증가와 개학 등에 따른 학교 급식으로 자연스레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오른다. 

경기 이천의 한돈농가 손종서씨는 "경기불황으로 지난 6개월간 생산비 이하의 돈가가 지속된 상황에서 ASF 이슈까지 터져 생업을 아예 접어야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다"며 "이런 상황도 모른 채 날마다 돼지고기 값이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돈농가들이 큰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비춰져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일일 소매가격에 따르면 소비자 가격도 일각에서 보도한것 처럼 폭등한 것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일 기준 돼지고기 삼겹살(국산냉장,중품) 100g당 가격은 1950원으로 평년 1907원 보다 약 2.3% 올랐다. 지난 4월 평균 가격 또한 1875원으로 지난해(1817원) 보다 3.2% 오른 수준이다. 오히려 2017년(2000원)과 2016년(1885원)에 비해서는 크게 하락한 수치다.

수입 돼지고기 가격 또한 지난해나 평년에 비해 오히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수입 냉동 돼지고기 삼겹살 중품 100g당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993원으로 1년 전 1065원에 비해 9.3% 하락했다.

ⓒ한돈자조금. 돼지 가격 그래프
ⓒ한돈자조금. 돼지 가격 그래프

이런 가격 추이를 볼 때 ASF의 영향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주장은 크게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돈자조금 관계자는 "중국발 ASF의 영향이 아직까지 국내 돼지고기 수급이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돈농가들은 ASF가 전국민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돼지고기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 오히려 소비가 위축될까 걱정이다. 올해 1분기 돼지고기 수입이 9만5천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하면서 결국 ASF로 인해 돈을 버는 것은 돼지고기 수입상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 포천 한돈농가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돼지고기 자급률 70% 선이 무너질 정도로 수입물량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2010년 구제역 발생으로 2000여 마리를 살처분 한 경험이 있어 ASF에 대한 불안감이 너무 크고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대한한돈협회는 ASF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방역에 힘쓰고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북한 접경지역 멧돼지 개체수 조절 △음식폐기물을 급여하는 잔반농장(260여곳) 금지 △불법 축산물 유입 과태료 상향 조정 등을 요구했다. 

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 관계자들은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ASF가 발병했던 독일, 벨기에와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한 뒤 유럽 방역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태식 한돈자조금 위원장은 "연초부터 돼지가격이 최근 5년 사이 최저가격을 형성하는 등 어려운 한 해를 맞이했는데, ASF로 인해 한돈산업은 또 한 번의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며 "ASF가 발병하면 농가뿐 아니라 가공업, 음식업 등 관련 산업까지 흔들릴 수 있기때문에 ASF 유입 방지에 전국민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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