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로 눈 돌린 은행들... '지식재산권 담보대출'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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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로 눈 돌린 은행들... '지식재산권 담보대출' 총력전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05.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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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가계대출 줄고 이자수익 증가 둔화세
중소기업 대출 늘리기 위해 관련 상품 정비
신한·KEB하나銀, 일찌감치 IP담보대출 출시
사진=이기륭 기자
사진=이기륭 기자

정부가 혁신금융 추진에 박차를 가하면서 금융권에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 열풍이 불고 있다. 업계에선 대기업·가계대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혁신금융은 부동산 담보와 가계금융 중심의 현 구조에서 동산·지식재산권 등을 바탕으로 금융 서비스를 활성화 하는 등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 패러다임 전환 작업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상품인 ‘우리큐브(CUBE)론-X’에서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의 고용현황과 기술력, 담보물 등을 고려해 금리와 대출한도를 제공한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기술 가치 평가기관이 많지 않은 데다 은행이 지식재산권 가치평가를 직접 의뢰하고, 만약 대출 부실이 나면 오롯이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동산 담보대출에 주력하지 않았다. 그러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지난해 말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될 경우 관련 법상 인허가 및 영업행위 규제에 특례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이런 추세에 일찌감치 IP담보대출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신한 성공두드림 지식재산권 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기술평가기관의 가치평가를 통해 우수한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취득하고, 가치평가 금액의 최대 60%까지 대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담보대출 관련 전담심사팀을 신설해 전문 심사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지식재산권 회수 리스크 예방 관련 대출 회수 전담 기관(가칭 IP뱅크) 출연도 검토하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달 평가기관에서 평가한 지식재산권의 가치평가금액 전액을 대출한다는 목표다. 대출 기간과 상환 조건도 기업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기술 가치 평가기관이 많지 않은 만큼 은행 내 기술 전문인력을 늘려 자체 IP평가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해 올 상반기 중 지식재산권 담보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처럼 정부 눈치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이자수익의 성장이 갈수록 둔화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생존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관련 상품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호로만 혁신금융을 외치다가는 녹색금융이나 창조금융 등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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