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시장 개들은 천원짜리 물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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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시장 개들은 천원짜리 물고다닌다?
  • 서진기 기자
  • 승인 2016.12.0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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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20년 전 영광의 부활, 태화시장
"족발에 국밥공짜" 터미널은 떠나도 손님은 돌아왔다

울산 태화동에 위치한 <태화시장>은 옛 울산 시외버스 터미널을 오고가던 언양, 울주, 경주, 주전, 정자의 농어민들이 물건을 내다 팔면서 생긴 자연발생 시장이다.

[태화시장 개들은 1000원 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을 만큼 경기가 좋은 시장 중 하나였지만, 1994년 터미널이 울산 남구 삼산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조금씩 쇠락하기 시작했다. 

2년 전부터 [인정시장]으로 승격돼 공영주차장을 짓고 화장실을 정비하면서 이 시장은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범서 민물매운탕>

한때 <태화시장>은 태화강의 풍부한 어족자원을 바탕으로 민물매운탕 골목이 성행했었다.
터미널이전 이후 매운탕 골목은 거의 사라지고 지금은 네 집 정도가 영업을 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집은 <범서 민물매운탕>이다. 

김영옥 사장은 “우리 집 매운탕은 칼칼하면서도 담백하다”며 흔쾌히 조리 비법을 공개했다.

“맛집의 비결에 다른 게 있는 것 같지? 사실 그런 거 없어”라며 “좋은 재료가 맛의 최고 비결”이라고 말했다.

비법은 간단했다.
집에서 만든 고추장 한술, 된장 두술, 기름쟁이(왕종개) 한 국자, 제피(초피의 경상도 말로 추어탕에 넣는 산초와 비슷함)가루 조금이 다였다. 하지만 그 맛은 범상치 않았다.
맵싸하게 경상도식으로 끓여낸 매운탕은 칼칼해 왕종개의 진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소주 한 병, 밥 한공기가 금방이다. 

기름쟁이 매운탕 11,000원, 매운탕  7,000원, 메기탕 10,000원 20,000원 30,000원 

<해성 족발집>

태화시장의 명물 <해성 족발집>은 베트남 아가씨와 한국인 사장이 함께 운영해 시장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우리 집에서 족발 시키면 돼지 국밥이 공짜야 어떤 사람들은 족발 보다 돼지국밥을 더 찾아.”

족발집 앞은 항상 문전성시다.
다른 족발집과 달리 작은 족발을 사용해 더 부드럽고, 약재를 넣은 양념이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 맛을 잡아줘 담백하고 쫄깃하다.
국밥은 돼지 잡뼈와 [돼지머리]를 함께 삶아 국물 맛이 진하고 고기가 듬뿍 들어 있다.
여기에 김치 한 쪽 걸쳐 먹으면 그만이다.

족발: 소 15,000원, 중 20,000원, 대 25000원. 포장 1팩: 7000원~10,000원

<동곡 막걸리>

시장이 파할 때쯤 문을 여는 특이한 가게 <동곡 막걸리>는 상인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대표 메뉴는 홍어삼합과 찜닭. 패밀리 사이즈 피자 크기보다 큰 접시에 담겨 나오는 [찜닭]이 1만 8천원으로 짭조름한 간장 양념이 매력적이다.

홍어 삼합은 다른 곳보다 두 배는 많은 양에 3만원이다.

[홍어삼합]은 다른 집에 비해 홍어특유의 향이 약해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홍어를 못 먹는 어린 아이들도 먹기 좋다.

1년 정도 묵힌 묵은지에 삶은 돼지고기와 홍어를 한입 싸서 입에 넣으면 그 조화가 이채롭다.

김대진 사장은 

“우리 집은 값이 가장 싸고 맛이 좋을 때 1년 치를 한꺼번에 구입해서 재료를 수협 냉동 창고에 위탁 저장해. 그래서 저렴한 거야.”

라며 푸짐한 양의 비결을 전했다. 저녁 5시에 열어 자정이면 닫는다. 

안동찜닭 18,000원, 홍어삼합 30,000원, 막걸리 3,000원

<황가네 식품>

 

태화시장 사거리에 들어서면 <황가네 식품>에서 콩 삶는 구수한 냄새가 진동한다.
황용운 사장과 부인 이수옥씨가 함께 운영하는 가게로 국산 콩 두부와 수입 콩 두부를 구분해 판매한다. 

두부는 콩만 좋으면 그만이야. 두부 맛있게 하려면 좋은 콩 쓰고 시간만 잘 지키면 돼.

두부 보관 방법도 귀띔해 줬다.

두부는 보관이 중요해. 요즘 새댁들은 두부를 사서 물에다 담가 두더라고. 그런데 두부는 냄새를 잘 빨아들여. 그래서 두부는 꺼내서 씻은 다음 바로 비닐 팩에 넣어 두는 게 제일 좋아.

황가네 식품은 좋은 콩만 선별해 만들어 맛이 깊고 콩 특유의 깊은 맛이 있다.
두부는 매일 매일 새로 만들어 판매한다.

다 판매되면 다시 만들어 팔기 때문에 항상 갓 만든 두부를 맛  볼 수 있다.

국산 3,000원 수입 2,000원.

<아리랑 떡집>

민성식 사장이 운영하는 ‘아리랑 떡집’은 태화동과 우정동 주변에서 가장 유명한 떡집이다. 맛은 물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우리 집 떡의 비결은 <뜸>이야. 주변에 떡집 하는 사람들을 보면 뜸의 중요성을 모르더라고. 떡마다 찌는 시간이 다르듯, 뜸을 들이는 시간도 다르다

고 민사장은 전했다.아리랑 떡집의 대표 ‘모둠영양 떡’은 콩, 호박, 밤, 강낭콩이 듬뿍 들어 있어 고소하고 속이 든든해진다. 

한팩 2,000원. 

 

<시장 도넛집>

시장 건물 맞은편에 보면 이상만 사장이 운영하는 간판 없는 도넛 집이 있다.

20년 넘는 전통을 가진 이 집은 불경기를 모른다.

언제나 도넛을 사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집은 300m 근방에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빵을 사고 우리 집에 와서 도넛이랑 코로께 사러 온다니까~ 

이 사장의 자랑이다.

이 집의 인기 품목은 ‘고로케와 팥이 들어간 도넛’으로 코로께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야채소로 촉촉하다. 도넛의 팥은 달지 않고 껍질이 부드럽다.

 

개당 500~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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