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창업] 전문성이냐? 차별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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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창업] 전문성이냐? 차별화냐?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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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씨(50)는 최근 서울 영등포에서 한식점을 개업했다. 회사원들이 밀집해 있는 상권이다. 주력 메뉴는 점심에 고등어·갈치조림, 저녁에는 삼겹살과 돼지갈비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손님과 고기를 좋아하는 손님 모두를 끌어 모으기 위한 이 씨의 결정이다.

이 씨는 18년 간 호텔 주방장으로 일해 온 경력을 갖고 있다. 요리 실력만큼은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 씨는 스테이크 관련 외식 사업에 도전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사업은 실패했고, 현재의 한식점을 개업하는 계기가 됐다.

창업자금으로 총 4억 원이 들어갔다. 권리금 1억 원, 보증금 1억 원, 리모델링비로 2억 원이다. 월세는 600만 원, 종업원은 아내를 포함해 6명이다. 하루 매출은 120만 원으로 한 달에 3,500만~4,000만 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개업 초기에 장사는 아주 잘됐다. 월 600만 원 정도의 수익이 이 씨의 통장에 꼬박꼬박 쌓여갔다. 그런데 9개월이 지난 후부터 매출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수익은 200만 원대로 급감했다. 이 씨 부부의 인건비를 제하고 남은 순수익이어서 다행이지만 매출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해산물과 삼겹살을 동시에 취급하는 점포를 개업했는데, 옆에 해산물 전문점, 삼겹삽 전문점이 들어서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픽사베이

이 씨는 줄어드는 매출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시경 무료 컨설팅팀>에 도움을 의뢰했고, 팀은 ‘전문성과 차별성 선택’이라는 방안을 제시했다.

3개월 전 이 씨 점포 주변으로 해산물·삼겹살 전문점이 들어섰다. 매출 하락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씨 점포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가 해산물·삼겹살 전문점들이 각각 들어선 이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자의 일반심리학에 따르면 해산물과 육류고기를 함께 취급하는 점포와 각 메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점포를 비교할 시 소비자는 전문점의 요리를 더 맛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 개업을 하게 되면 일명 ‘오픈발’이라는 효과로 인해 소비자는 신장개업 점포로 몰린다.

이 씨의 점포는 이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적용됐다. 즉, 해산물과 육류고기를 취급하는 이 씨 점포와 해산물 전문점, 삼겹살 전문점과 2대1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경쟁 점포들의 맛과 서비스, 가격은 서로 비슷한 수준이다. 차이가 있다면 전문점은 프랜차이즈 업종이라는 것이다.

이 씨는 현재 ‘해산물 전문점’과 ‘고기 전문점’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메뉴를 모두 갖고 경쟁하려면 해산물과 육류의 질을 높이거나 밑반찬을 추가해야 한다. 원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가격 인상, 재방문율 저하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리스크를 안고, 경쟁을 하겠다면 매장 내부를 '바다방'과 '육지방'으로 분리해 별도 운영을 할 것을 추천한다. 반찬 세팅부터 메뉴까지 차별화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이 씨 점포의 상권을 보면 1인 손님이 계속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3~4인분을 기준으로 판매하고 있는 요리를 1인분으로 판매할 필요가 있다. 고기류도 1인 메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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