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000억 적자 면세사업 철수… 도미노 폐업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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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1000억 적자 면세사업 철수… 도미노 폐업 신호탄?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5.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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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업권 남발로 3년간 면세점 2배 급증… "올해 추가 이탈자 나올수도"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 입구 전경. 사진= 한화갤러리아면세점

한화가 면세사업권 취득 3년만에 철수를 결정해 업계 파장이 일고 있다. 치열한 출혈경쟁과 사드여파로 인해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다음은 누가 될지 업계 귀추가 모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2016년 7월 오픈한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은 올해 9월30일까지만 영업한다. 지난 3년간 누적적자는 1000억원에 이른다. 한화는 면세사업을 접는 대신 백화점 사업에 더 집중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한화와 같이 면세사업권을 취득한 신세계·신라HDC·두산·SM면세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2015년과 2016년 연달아 신규면세사업자를 선정해 기존 6개에서 3년만에 13개로 2배이상 불어났다. 그만큼 경쟁은 치열해졌고, 수익성은 점점 내려가기 시작했다.

특히 2016년엔 사드여파 직격탄으로 사업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더불어 고객유치를 위한 '송객수수료'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송객수수료는 초기 20%에서 최근 40%까지 치솟아 올랐다.

추경호 의원실이 관세청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8곳 시내면세점이 여행사·가이드 등에 지급한 수수료는 1조3천181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여행사와 가이드에 지급한 리베이트,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나 개별 여행객에게 주는 선불권 등은 포함되지 않아 이를 합산한 실제 수수료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은 적자로 이어졌다. 지난 3년간 SM면세점은 693억 원, 두타도 6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SM면세점은 2017년 275억원, 지난해 13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인사동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이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영업장을 확장해 매출이 증가했으나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이에 최근엔 6개 층인 매장을 2개 층으로 축소했으며, 지난해에는 모기업인 하나투어가 지난해 300억원 자금을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두타면세점은 지난 3년간 영업적자가 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가까스로 흑자 전환했지만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동화면세점은 2016년 124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017년에도 약 2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신규 진출한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지난해 418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업계는 당분간 적자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올해 서울 지역 시내면세점 추가를 검토하고 있어 중소면세점을 중심으로 이탈자가 1~2곳 더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퍼주기식 사업권 남발로 경쟁이 심화돼 자본력이 없는 중소사업자들은 점점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신규사업자까지 추가되면 면세사업 이탈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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