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생산·투자·소비 '트리플 추락'... 경제 낙관론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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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생산·투자·소비 '트리플 추락'... 경제 낙관론 역풍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4.01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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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 산업 생산지수, 5년 11개월 만에 최대 낙폭
경기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9개월째 동반 하락
경제 빨간불 켜졌는데도 청와대 "경기지표 괜찮아"
국회에 출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이기륭 기자

지난달 3대 경기 지표인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추락했다. 문재인 정부 핵심 관계자들이 수시로 낙관론을 설파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 경제가 깊은 늪에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다. 갈수록 경기 둔화는 심화되고 소득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1.9% 하락하며 5년 1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10% 이상 급락하며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소비마저 한달 만에 하락세로 다시 돌아서며 경제의 세 축을 이루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추락했다.

산업생산의 낙폭이 뚜렷하다. 제조업은 물론 전기·가스업·광업 등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2.6% 줄었다. 자동차 부문의 경우 완성차 수출이 감소하고 국내 부품 수요가 부진을 겪으며 전월보다 3.2% 감소했다. 기타 운송장비 부문은 8.0%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2%로 전월보다 2.1%p 떨어졌다. 제조업 재고는 0.5% 늘어났고, 제조업 출하는 2.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무려 10.4%나 감소했다. 2013년 11월(-11.0%)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가 포함된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가 11.5% 줄었다.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도 7.1%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주요 분야가 내리막을 보이면서 전월보다 1.1%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도 전월보다 0.5% 하락했다. 지난해 12월(-0.2%) 감소한 이후 올해 1월(0.1%) 반등했지만 다시 뒷걸음쳤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건축(-3.5%), 토목(-8.2%)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4.6% 떨어졌다.

생산·투자·소비가 동시에 급감하는 '트리플 추락'이 나타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2개월 만이다.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는 경고등이다.

특히 1970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현재와 미래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개월째 동반 하락했다. 2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p 하락한 98.7을 기록했다. 2017년 12월(-0.5p)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경기선행지수도 0.3p 떨어진 98.3을 나타내며 수개월째 추락하고 있다.

청와대의 대응이 가관이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24일 "한국 경제를 종합진단하면 경제지표는 괜찮은데 사회지표와 삶의 질 지표가 하위권으로, 해법은 다른 나라에서 포용적 성장을 하는 것처럼 결국 포용성과 역동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1월 산업활동동향을 근거로 "우리 경제가 올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2월 생산은 1.9% 줄었다. 소비는 0.5%, 설비투자는 무려 10.4%나 급감했다. 생산과 설비투자는 2013년 3월(-2.1%), 2013년 11월(-11%) 이후 6년여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1월 이후 주요 산업활동 및 경제 심리 관련 지표들은 개선된 모습이며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자평했다. 기재부가 매달 발간하는 그린북은 경기에 대한 정부의 공식 판단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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