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직급-정기인사' 없앤 현대차... 정의선式 쌍끌이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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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직급-정기인사' 없앤 현대차... 정의선式 쌍끌이 혁신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9.03.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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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대우-이사-상무, ‘상무’로 통합... 임원 4단계로 축소
중국사업 서울 본부, 현지 전진 배치...경쟁력 강화 포석
김창학 사장, 이화원 부사장 등 임원 7명 승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현대자동차 그룹이 사장 이하 임원 직위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사장-부사장-전무-상무-이사-이사대우로 구분된 임원 직위를 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축소한 것이 골자다.

최근 10년 사이 국내 대기업들이 대부분 임원 직위체계를 간소화하면서 상무보, 이사대우 등의 직위를 없앴으나 현대차는 달랐다. 현대차는 임원 직위를 엄격하게 구분하면서 조직 내 위계와 역할, 책임을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현대차그룹에서도 ‘이사’, ‘이사대우’라는 고전적 명칭이 사라지게 됐다. 새 인사제도 개편은 내달 1일자로 시행된다.

현대차는 임원 직위체계 개편과 함께 일부 임원에 대한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은 연말에 일괄적으로 실시하는 정기인사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인식 아래, 필요할 때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연중 수시 인사’로 틀을 바꿨다. 이런 방침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27일 4명의 기존 임원을 사장 혹은 부사장으로 올리고, 여성 부장 3명을 신임 임원으로 발령냈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27일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하는 등 일부 임원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은 이번 인사를 통해 승진한 현대차그룹 임원. (왼쪽부터)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이화원 기아타이거즈 대표이사 부사장, 김윤구 현대·기아자동차 인사실장(부사장), 윤승규 기아자동차 북미권역본부장(부사장). 사진=현대자동차.

사장 승진자는 1명으로,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이 주인공이다. 현대차그룹은 김 부사장을 사장으로 직위를 한 단계 높이고,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신임 김창학 대표이사 사장은 화공플랜트·엔지니어링 전문가로,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회사의 조직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이화원 현대모비스 홍보실장(전무)은 기아타이거즈 대표이사 부사장에 내정됐다. 이 부사장은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구단 운영 효율화는 물론 팬과의 소통 강화가 기대된다. 앞서 이 부사장은 현대모비스 농구단 ‘피버스’ 단장을 역임했다.

김윤구 현대·기아자동차 인사실장(전무)과 윤승규 기아자동차 북미권역본부장(전무)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는 “김 부사장이 미래 사업 및 핵심 기술 방향성과 연계해, 그룹 HR의 변화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승규 부사장은 미국, 캐나다 판매법인장을 역임한 북미지역 전문가로 지역 내 영업망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 회사는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판매를 확대하는 데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성 부장들에 대한 임원 승진도 이뤄졌다.

새로 ‘별’을 단 여성 임원은 ▲현대차 고객채널육성팀 변영화 부장 ▲현대차 체코공장 회계팀 김정원 부장 ▲기아차 경기남부지역본부 조애순 부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학력이나 성별이 아닌, 일하는 능력과 리더십을 기준으로 선별했다”며 여성 임원 승진의 의미를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번 인사를 통해 중국사업 서울 본사 조직을 현지에 전진 배치하는 결정도 내렸다.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중국사업을 조기에 정상화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번 임원 인사제도 개편은 그룹이 최근 도입한 출퇴근·점심시간 유연화, 복장 자율화 등 기업문화 혁신이라는 일련의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임원에 이어 일반/연구직 직원들에 대한 인사제도 역시 ‘자율 및 기회의 확대’ 측면에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은 상반기 중 임직원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올해 안에 일반/연구직 인사제도 개편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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