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새 창업정신 절실.. 선진국들의 신산업 경쟁, 중국의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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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새 창업정신 절실.. 선진국들의 신산업 경쟁, 중국의 추격
  • 임현호, 정규호 기자
  • 승인 2016.1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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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개구리가 서서히 뜨거운 물에 죽어가고 있는 상황’

 

최근 중국은 인터넷 창업 1세대들이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국토는 96배 넓고, 인구는 28배에 달하는 등 막대한 경제적 저변 위에 한국의 1970년대처럼 정부와 기업들이 똘똘 뭉쳐 급성장하며 추격해오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호는 침몰의 위기에 서 있는 형국이다. 창업주들이 퇴진하고 기업을 이어받은 2~3세들은 기업을 팽창시키기보다 지키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가계 부채는 급증세를 거듭, 1,300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국가 채무도 1,300조원을 넘어섰다. 세계경제 둔화로 2016년 수출액은 전년보다 10%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6년도 경제성장률 목표치 3%를 2.6%대로 잇따라 낮추고,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도 국내외 기관들 대부분 2%대로 전망하는 등 성장이 멈췄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KDI는 향후 10년 이후인 2026년~203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8%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한마디로 한국경제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것이다.

▶ 대한민국, 가장 큰 위기는 ‘위기를 모르는 것’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큰 위기는 국민, 정부, 기업이 당면한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마치 개구리가 서서히 뜨거운 물에 죽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전통산업은 물론 IT산업에서도 이미 중국에 상당부분을 잠식당하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 국민과 정부는 중국을 얕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중국에 다 먹힐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전략은 바로 4차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부응하는 길이 첩경이라는 지적이 높다.

새로운 산업혁명에 가장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할 주체는 정부와 대기업이다.

특히 대기업 오너들은 선대 창업주들의 정신을 되살려 사활을 걸고 새 영역에 뛰어들어야 한다. 현재 기반이 잡힌 영역은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고 본인들은 블루오션에 진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1970년대 반도체사업(삼성), 조선사업(현대)처럼 새로운 사업을 펼치려면 자금도 많이 필요하고 우수 인력도 끌어와야 한다. 이는 전문경영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들이다.

예를들어 대기업의 휴대폰 사업부서에 전문경영인이 있고, 새로운 사물인터넷 사업부서에도 전문경영인이 있다고 하자. 휴대폰부문에서 인력을 빼내 사물인터넷 부서로 투입하려 하면 휴대폰쪽 사장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같은 전략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너 밖에 없다. 

‘휴대폰 부서 최정예인력 15%를 사물인터넷 담당부서로 보내라. 휴대폰 사업부서에서 난 이익의 20%를 사물인터넷 R&D 예산으로 책정하라.’ 오너가 이같은 결정을 해야 한다.

또한 우주산업에 진출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해저산업이나 의료산업에 뛰어들 것인가 이같은 메가트렌드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 

병원과 실버타운 등에서 식사, 의약품 등을 시간대별로 배달해주는 자율주행 로봇 '고카트'. ⓒ유진로봇

현재 한국의 대기업에는 고인들이 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럭키금성 회장 같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오너들이 없다. 창업 1세대보다 도전정신과 전문성이 부족한데다, 실패하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전면에 제대로 나서지도 못하고 기존 사업 지키기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심지어는 돈벌이를 위해 외국계 회사들과 손을 잡고 중소기업 영역이나 침범하는 행태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일본이 20년동안 정체를 겪은 이유를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단카이세대, 지금의 50~60대들은 고도성장기를 겪은 세대들이다. 이 성장기를 이끈 세대들은 일본의 기술과 산업을 세계 초일류로 이끌어냈지만 은퇴할 나이가 돼버렸다. 

반면 일본의 젊은이들은 경쟁 없는 세상에서 살았기 때문에 도전정신도 약하고, 당장 살아가는데 급급하다. 30대가 되어서도 부모의 능력에 기대 사는 ‘캥거루족’이 일본에서 나온 말이다.

일본의 경제트렌드가 10~20년 뒤 나타나는 한국의 경우 여지없이 이같은 경향이 최근들어 한국 경제에서 자리잡고 있다.

▶ 중소기업 절반 “4차 산업혁명 모른다”

자동차나 휴대폰에는 수만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가 아무리 좋은 전략적 제품을 만들어도 부품 협력사들의 기술력이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결국 부품을 수입해야 하고, 원가가 높아져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4차산업혁명에 대해 정부, 대기업 못지않게 중소기업, 벤처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긴밀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5곳은 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전국 300개 제조 중소기업 CEO를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중소기업인식 및 대응조사’를 한 결과, 52.3%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들어만 봤다’는 36.3%, ‘내용을 알고 있다’는 11.4%에 불과했다.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제조업 영향과 관련, 중소기업 64.0%가 타격을 우려했다. 

‘부품 등 일부 업종 타격 우려’가 44.3%로 가장 높았고, ‘주력 제조업 큰 타격 우려’가 19.7%로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의 준비·대응 정도는 ‘못하고 있다’가 93.7%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철저히 준비·대응하고 있다’는 0.3%에 불과했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 속도에 제조업이 적응 못할 경우 10곳 중 9곳이 10년 내 경쟁력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제조업 CEO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전략적 육성이 필요한 분야로 ‘신소재개발’(40.7%)을 꼽았고, 다음으로 ‘AI(인공지능)’가 27.0%, 스마트공장의 핵심인 ‘IoT(사물인터넷)’와 빅데이터, 분석이 각각 21.3%, 21.0%로 뒤를 이었다.

4차산업혁명시대는 융복합의 시대다.

그동안은 기업들이 핵심기술 한 가지만 잘해도 기업이 먹고 살았지만, 앞으로는 여러 가지 기술이 융합되고 복합된 기술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무인화, 자동화, 사물인터넷, 우주, 바이오, 가상현실, 집단지성, 인공지능이 일상화되는 새로운 시대는 전문지식을 가진 창의적 인재들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대기업, 중소기업의 오너와 간부들이 융복합 사고를 해야 한다.   

세계 최정상의 기업으로 군림했던 소니, 노키아가 3차산업혁명기에 낙오됐듯이, 4차산업혁명기에 우물쭈물하다가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가차없이 도태돼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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