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참사... '역대 최악' 6兆 손실, 기금고갈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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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참사... '역대 최악' 6兆 손실, 기금고갈 초비상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3.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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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성적표... 5조9,000억원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만에 증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저조한 -0.92%, 기금 고갈시점 8년 당겨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장경제 DB

공적자금으로 운용되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역대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초비상 상황이다.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국민연금의 고갈 시점이 더욱 앞당겨졌다.

국민연금은 당장 국내 주식 투자 위험도를 줄이고 해외 주식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로 방향을 급속도로 선회했다. 또한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에게 노골적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금융권에선 "단기적 성과에 눈이 먼 문재인 정부가 또 다시 아마추어식 노선을 택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수익률이 저조했다. 1988년 기금 설립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달 28일 국민연금공단이 발표한 2018년 연간 기금운용 수익률은 -0.92%였다. 무려 5조9,000억원이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만에 증발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나온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2008년 당시 수익률은 -0.18%였다.

기금운용 수익률이 목표보다 평균 1%p 떨어지면 기금 고갈 시점이 8년 앞당겨 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당초 예상보다 3년 빠른 2057년에 고갈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을 가장 많이 갉아 먹은 건 국내 주식이었다. 수익률은 -16.77%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손실액만 22조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해외주식 수익률(-6.19%)도 저조했다. 그나마 주식 투자에서의 손해를 대체투자(11.80%), 국내채권(4.85%), 해외채권(4.21%) 등이 만회했다.

역대 최악의 소식을 접한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국민연금 측은 최근 투자 방향을 급격히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초 국내 주식의 목표 액티브 위험을 지난해 1.07에서 0.95로 하향하고, 해외 주식은 2.02에서 2.12로 상향했다.

지난해 F학점을 받은 국내 주식 투자를 줄이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 부문에서 리스크를 더욱 짊어진 만큼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에 대한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문제는 해외 투자 역시 상당한 변수가 상존한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미중(美中) 갈등이나 부실 신흥국의 신용위험 고조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어떻게 흐를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유리하고 수익률과 안정적을 고루 지닌 대체투자로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경우 현재까지 이렇다 할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을 관장하는 보건복지부는 수익률 개선이라는 문제의 뿌리보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기업 배당 압박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번에도 수박 겉 핥기로 대충 문제를 때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초유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스튜디어십 코드에 모든 걸 걸었다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동근 교수는 "스튜디어십 코드 도입이 국민연금의 수익률 제고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관투자자가 집사라는 완장을 차고 기업에 관여하면 가치가 올라가고 수익이 개선돼 국민연금의 운영수익률이 제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스튜디어십 코드 도입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요술지팡이일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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