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코 납작하게 만든 '갤S10·갤럭시 폴드' 新기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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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코 납작하게 만든 '갤S10·갤럭시 폴드' 新기술 셋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9.02.2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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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화질을 스마트폰으로...다이나믹 AMOLED 디스플레이
완벽하게 접힌 갤럭시 폴드...디스플레이 곡률반경 1mm 이하 추정
세계가 보낸 찬사 ‘힌지 메커니즘’...스마트폰 최초 ‘다관절 구조’ 유력
현지시간으로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현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완전히-새로운-세계 최초-혁신.’

미국 현지시간으로 20일, 한국 시간으로 21일 새벽 4시, 3500명에 이르는 전 세계 미디어와 업계관계자들이 행사장을 메운 가운데 열린 ‘갤럭시 S10-갤럭시 폴드’ 언팩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위의 네 가지였다.

언팩 행사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Bill Graham Civic Auditorium)에서 삼성전자는 전례 없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동진 사장의 얼굴에도 삼성 관계자들의 표정에서도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삼성전자 숙명의 라이벌인 애플 본사가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애플스토어 1호점도 이곳에 있다.

경쟁사의 본향과도 같은 곳에서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언팩 행사를 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삼성전자가 새 모델에 거는 기대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내놓은 스마트폰은 모두 5종,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워치 엑티브와 갤럭시 핏, 애플 아이팟의 대항마로 내놓은 갤럭시버즈까지 합치면 하루에 공개된 신제품만 8종에 이른다.

웨어러블 기기를 제외하더라도 5종의 전략 스마트폰을 하루에 공개한 것은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인 행보다.

특히 삼성은 그동안 전 세계 누리꾼들과 모바일 사용자의 관심을 집중시킨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S10 5G’를 동시에 선보이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이날 언팩은 시사점이 매우 크다.

삼성전자에게 갤럭시S10 시리즈와 갤럭시 폴드는 그 어떤 모델보다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 제조사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애플의 아성을 넘기 위해서는, 절박함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삼성이 이날 공개한 스마트폰 5종에는 그 해답이 스며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5G폰과 폴더블폰을 동시에 공개했다는 사실은 ‘초격차 기술력’을 앞세워 위기를 정편돌파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보이는 것보다 더 돋보인 숨겨진 기술 3가지

삼성 갤럭시 S10+ 세라믹 블랙. 사진=삼성전자

여기서 주목할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갤럭시 성능의 강화다.

카메라 렌즈가 들어갈 부분을 제외한 스마트폰 전면부를 화면으로 가득 채운 인피니니 홀(O) 디스플레이나 보안을 대폭 강화한 초음파 지문인식 기능의 탑재는 몇 달 전부터 언론을 통해 알려진 공공연한 비밀이다.

후면부 트리플 카메라 탑재, 갤럭시 폴드의 디스플레이 크기나 구성 역시 이미 예고된 스팩이다.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및 신경망처리장치(NPU) 탑재로 연산기능이 대폭 개선된 7나노급 AP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기술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언론과 해외 IT·모바일 전문가들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는 점에서, 언팩을 통한 파급력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만약 언팩에서 공개된 갤럭시S10 시리즈와 갤럭시 폴드의 사양이 이 정도에 머물렀다면, 국내외 누리꾼과 언론의 반응은 ‘예상된 성능’이란 수준에 그쳤을 지도 모른다.

삼성전자의 기획력이 돋보인 건 바로 이 부분이다. 회사는 ‘화려하지 않지만 차별화를 위해 꼭 필요한’ 핵심 기술 3가지를 언팩 행사를 통해 비로소 공개했다.

①갤럭시 폴드의 디스플레이 소재 및 곡률반경 관련 기술 ②갤럭시 폴드 힌지 메커니즘 ③갤럭시S10 기본사양으로 채택된 ‘다이나믹 AMOLED 디스플레이’ 기술이 그것이다.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S10는 이 3가지를 통해 기존 스마트폰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완벽하게 접힌 갤럭시 폴드... 비밀은 '디스플레이'와 '힌지'

삼성 갤럭시 폴드 스페이스 실버. 안으로 펼친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10 시리즈와 함께 공개한 갤럭시 폴드는 회사의 비밀병기였다.

미국에 본사를 둔 중국 스타트업 로욜이 아웃폴딩(밖으로 접히는) 방식으로 세계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성능과 디자인, 디스플레이의 내구성, 마감 처리 등이 조악해 금세 외면을 받았다. 접고 펴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폴더블폰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무색케 할 만큼 기술완성도가 낮았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명실상부한 세계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 브랜드의 몫’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공개된 갤럭시 폴드에 대한 내외신의 평가는 매우 우호적이다. 특히 외신은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은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며 삼성전자가 세계 모바일 역사에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갤럭시 폴드는 애플 아이폰 이후 고착화된 ‘모서리 둥근 직사각형’ 폼 팩터(Form Factor)에 혁명적 변화를 줬다.

갤럭시 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완벽하게 접히는 디스플레이와 힌지 기술의 우수성에 있다. 폴더블폰이 ‘부드럽고 완벽하게’ 접히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하나는 수만 번 접고 펴도 애플리케이션 실행과 화질에 문제가 없는 디스플레이 구현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다관절 구조를 지닌 힌지 기술이다.

◆갤럭시 폴드, 디스플레이 소재-곡률반경 기술에서 비교우위  

삼성전자가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것은 2011년이다. 이후 10년 동안 회사는 이 기술을 고도화했다.

갤럭시 폴드 디스플레이에서 눈여겨 볼 것은 ‘소재’와 ‘곡률반경’이다. 베일을 벗은 갤럭시S10의 디스플레이는 복합 폴리머 소재로 만들어졌다. 새 소재 개발로 갤럭시 폴드의 디스플레이는 기존 스마트폰보다 약 50% 정도 두께가 줄었다.

또 다른 기술 관전 포인트인 ‘커버 윈도우’에 어떤 소재가 쓰였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커버 윈도우로는 투명폴리이미드(CPI)와 초박막 강화유리(UTG, Ultra thin glass)가 주도권을 놓고 경쟁 중이다.

CPI는 유리처럼 투명하면서도 접을 수 있고 하드코팅을 하면 내구성도 담보할 수 있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지만 수만 번 접었다 펴는 경우 백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한 소재가 UTG이다.

UTG가 CPI와 같은 굴곡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는지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CPI처럼 기술이 검증되지 않아 수율 측면에서 물음표를 던지는 전문가들도 있다.

삼성이 갤럭시 폴드를 통해, 완벽하게 접히면서도 앱 실행에 전혀 문제가 없는 디스플레이 구현에 성공하면서, 커버 윈도우 관련 IT기업에 대한 주식시장의 관심도 급증하는 모양새다.

갤럭시 폴드 디스플레이에 숨겨진 또 다른 기술은 곡률반경이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이 목표로 정한 폴더블 디스플레이 곡률반경은 1.5mm. 삼성은 그 반경을 1mm까지 줄이기 위해 개발 역량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곡률은 물체가 휘어지는 정도를 말하며, 곡률반경은 그 휘어진 곡선으로 만들어지는 원의 반지름을 의미한다. 곡률이 클수록, 즉 휘어지는 정도가 클수록 곡률반경은 작다. 곡률반경 1.5mm는, 반지름이 1.5mm인 원을 감쌀 수 있을 정도로 디스플레이가 휘어짐을 뜻한다.

20일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 폴드는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접혔다. 이런 사실을 놓고 볼 때, 삼성전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곡률반경을 1mm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폴드 성패 가른 신의 한 수, ‘힌지 메커니즘’  

삼성 갤럭시 폴드 스페이스 실버. 힌지의 삼성전자 로고가 선명하다. 사진=삼성전자

20일 갤럭시 폴드가 공개되면서, 삼성이 새롭게 선보인 힌지(Hinge) 기술이 갤럭시 폴드의 성공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인폴딩 방식 폴더블폰은 안쪽 면이 이음새 없이 매끄러운 디스플레이로 구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바깥쪽에서 스마트폰 양쪽 몸체를 받쳐주는 힌지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힌지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폴더블 스마트폰은 상용화하기 어렵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성패는 힌지 기술의 완성도에 달렸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갤럭시 폴드는 새롭게 개발한 정교한 힌지 기술을 적용해 책과 같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화면을 펼칠 수 있으며, 화면을 접을 때도 평평하고 얇은 형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위 설명 어디를 봐도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힌지에 적용됐는지 알 수 없다.

갤럭시 폴드의 양면이 책을 접었다 펼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순한 경첩 형태의 힌지가 아니란 사실은 유추할 수 있다. 때문에 갤럭시 폴드 힌지에는 ‘다관절 구조’가 적용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갤럭시 폴드 힌지... ‘다관절 구조’ 채택한 듯 

다관절 구조를 채택하면, 일반 경첩 형태와 달리 접히고 펴는 동작이 한결 매끄럽다. 내구성 측면에서도 다관절 구조가 더 우수하다. 다만 스마트폰에 다관절 구조의 힌지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난이도의 미세공정 기술이 요구된다.

삼성전자 IM부문장을 맡고 있는 고동진 사장은 20일 언팩 행사 직후 샌프란시스코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면을 밖으로 접는 건 쉬웠지만 안으로 접기 위한 힌지 부분 메커니즘이 상당히 복잡해 개발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갤럭시S10의 승부수, 다이나믹 AMOLED 디스플레이 

“10년 혁신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았다.” 지난 20일 고동진 사장이 언팩 행사가 끝난 뒤 기자간단회에서 한 말이다.

갤럭시S10은 스마트폰 앞면 전체를 스크린으로 채웠다. 카메라 렌즈가 들어간 작은 공간을 제외한다면 말 그대로 풀스크린이다. 초음파 지문인식, 무선 충전 공유 역시 업계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고사양 기능이다.

전문가용 DSLR에서나 채택할 법한 ‘슈퍼 스테디 촬영’, 네트워크 이용 편의성을 높인 ‘인텔리전트 Wi-Fi’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기능이다.

‘슈퍼 스테디 촬영’은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촬영을 가능케 한다.

‘인텔리전트 Wi-Fi’는 스마트폰 네트워크를 LTE에서 Wi-Fi로 끊김 현상 없이 전환시켜 준다. 피싱 Wi-Fi를 자동으로 탐지, 차단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이런 고급 기능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10을 돋보이게 만들어 준 것이 ‘다이내믹 AMOLED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모든 모델에 기본사양으로 탑재된 이 기술을 이렇게 설명했다.

“동영상 각 장면 별로 특정 색상 영역을 분석·최적화해, 섬세하고 세밀한 표현이 가능한 다이내믹 톤 매핑(Dynamic Tone Mapping)을 지원한다.”

위 설명을 알기 쉽게 풀이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극장이나 프리미엄급 대형 TV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입체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표현하면서 자연색 그대로의 화질을 제공한다.’

새 기술 적용 결과 갤럭시S10은 최대 밝기 1,200니트, 명암비 200만대 1의 ‘트루 칼라’를 재생한다.

◆스마트폰 최초 HDR10+ 인증... 영화 보는 듯한 몰입감 구현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무대 위에 오른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기술이 적용된 갤럭시S10은 해외 검증기관으로부터 3가지 인증을 받았다.

스마트폰 최초 HDR10+ 인증, 모바일 컬러 볼륨 100% 인증(독일 VDE사), 눈이 편안한 디스플레이(Eye Comfort display) 인증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눈이 편안한 디스플레이 인증은, 눈에 해로운 청색광(블루 라이트)을 획기적으로 낮춘 전자기기에 부여된다.

HDR10+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은, 갤럭시S10이 8K급에 준하는 초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음을 뜻한다. HDR10+ 인증을 통과한 스마트폰은 아직 없다.

◆사람을 닮아가는 갤럭시S10... 스마트폰 스스로 사용패턴 진단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AI기반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 전 영역에 확대 적용했다. 사람의 두뇌를 모방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내장 카메라 영역에 적용한 것도 파격이다.

AI기반 소프트웨어 적용을 확대한 결과 갤럭시S10은 전작에 비해 훨씬 더 똑똑해졌다.

스마트폰이 스스로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하고, 배터리 사용시간과 앱 실행 속도를 조정한다. 스마트폰 오작동 및 구동 지연의 주요 원인인 발열도 사전에 감지해 과부하를 방지한다.

AI와 NPU 기술의 적용 확대는 사용자의 체감성능과 스마트폰의 내구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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