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양극화'에 백화점 매출 호조... 대형마트는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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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양극화'에 백화점 매출 호조... 대형마트는 죽을 맛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2.2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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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악실적 보인 대형마트… 'e커머스업체 경쟁·규제·최저임금' 악재 겹쳐
신세계본점.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지난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같은 오프라인 채널이지만 실적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백화점은 불황 속에서도 반등을 이뤘지만 대형마트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 업계는 ‘소비 양극화’가 유통업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고개숙인 대형마트…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도 한 몫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3조2318억원, 영업이익 42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9%, 영업이익은 7.4% 각각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1조2206억원에 94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5% 올랐다. 

백화점이 견고한 영업이익을 낸 것과 달리 대형마트는 최악의 실적부진에 고개를 숙였다. 

이마트의 할인점 매출은 지난해 11조5223억 원으로 2017년보다 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397억 원으로 26.4%나 줄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53.1% 급감했다. 지난 12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마트의 기업신용등급을 'Baa2'에서 하향 조정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지난해 매출은 6조3170억 원으로 0.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4억 원으로 79%나 감소했다. 

홈플러스는 비상장이라 감사보고서 제출 이전엔 별도로 잠정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백화점-대형마트 실적이 대조를 보인 이유로 '소비 양극화 심화'를 꼽았다. 백화점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방했지만 중저가 제품 중심의 대형마트는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온라인 쇼핑몰에 밀렸다는 것. 

실제 지난해 백화점 업계가 런칭한 100만원 대 프리미엄 패딩은 완판을 기록하며 불티나게 팔렸다. 명품 매출도 20% 이상 올랐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명품 매출 신장률 20%를 기록했고, 롯데백화점도 15%가량 늘었다. 이 밖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쇼핑몰로의 소비 패턴 변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휴업일 규제도 대형마트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오프라인 채널 강점인 신선식품의 경우 이커머스 업체가 뛰어들며 매출이 감소했고, 정부 규제로 신규출점도 어려워졌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올해 신규출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도 대형마트 부진의 이유”라며 “최저임금 10% 오르면 인건비가 500억 이상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쇼핑업체와 경쟁하다보니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물류비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형마트 '초저가·체질개선'으로 위기 타개

대형마트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마트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일시적 행사가 아닌 근본적 유통구조 혁신으로 초저가 상품군을 확보해 경쟁업체를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초저가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상품 전략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마트는 초저가 전략의 일환으로 올해 초부터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현재 4차까지 진행됐으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990원에 선보인 활 전복은 지난달 3~9일까지 74t을 팔았다. 평소 대비 10배 이상의 매출이자, 역대 이마트 전복 실적 중 최단기간 최대물량 판매실적이라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990원짜리 삼겹살·목심 역시 300t이 팔려나갔다. 당초 이마트는 물량을 전부 판매하는 데 6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불과 1주일 만에 소진됐다.
  
롯데마트는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국내 직영 매장을 수익성 중심으로 정리하고, 스마트스토어를 확대하는 등 디지털·모바일 사업을 강화해 실적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달까지 금천점, 인천터미널점, 이천점 등 총 3개 매장을 최신 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매장인 스마트스토어로 재오픈했다. QR코드로 결제에서 배송까지 끝낼 수 있으며 무인 추천 매대와 지능형 쇼케이스, 인공지능 청소 로봇, 무인 계산대로 매장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기존 동남아 지역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의 상품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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