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갑을관계 해소한다며 계약서 ‘갑·을’ 순서만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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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갑을관계 해소한다며 계약서 ‘갑·을’ 순서만 바꿔”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9.02.1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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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가맹사업자협의회 대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 행사서 증언 
박홍근 을지로위원장 “우리 사회 뿌리내린 불공정 시스템 해소해야” 
김상조 위원장 “가맹점 불공정 호소 잦아들지 않고 있어”

치킨프랜차이즈 BBQ가 ‘갑을관계’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가맹 계약서를 일부 수정했는데, 정작 중요한 계약 내용에는 손을 안 대고 본사(갑)와 가맹점(을)을 표시하는 ‘갑’과 ‘을’의 순서만을 바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를테면 통상 계약서에 쓰이는 ‘갑과 을은...’의 표현을 ‘을과 갑은...’으로 변경했을 뿐, 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전국 BBQ가맹점사업자협의회 양흥모 공동의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가맹점주 피해사례 발표 및 현안 간담회’에 피해사례자로 나서, “BBQ 본사가 전형적인 악어의 눈물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양흥모 의장은 “BBQ 본사는 ‘계약갱신요구권 10년 제한’조항을 본사에 비판적인 가맹점주에 대한 보복조치 및 길들이기, 단체결성 방해도구로 악용하고 있다”며 “2017년 7월 당시 대표이사가 발표했던 가맹점과의 동행방안 준수”를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등이 겪고 있는 현장의 불공정하고 부당한 행위를 직접 듣고 함께 공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간담회를 주관한 박홍근 을지로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각종 불공정 시스템은 열심히 노력한 만큼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단순한 원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공정경제는 함께 성장하는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선결과제인 만큼 새로운 제도와 관행으로 반드시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취임 이후 가맹점 분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개선을 해왔으나 현장에서 불공정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어 이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제도적 변화가 현실의 관행으로 굳어지기에는 아직 멀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하소연도 제기됐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허석준 공동의장은 “내수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어느 해보다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불공정한 ‘갑을관계’까지 더해져 가맹점주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불합리한 제도개선은 가맹점주 뿐 아니라 가맹본사의 재도약을 위해서도 꼭 이뤄져야 할 공정경제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BBQ의 피해사례뿐 아니라 무분별한 출점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편의점 피해자와 네이쳐컬렉션 가맹점 피해자들의 피해사례들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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