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롯데 경영진 접촉한 신동빈... 카드·손보사 매각 공식화
상태바
日 롯데 경영진 접촉한 신동빈... 카드·손보사 매각 공식화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11.27 1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빈號, 지주사 체제 확립 통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 "성장 위해 최적 인수자 찾는 게 중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시장경제 DB

롯데그룹이 카드사와 손해보험을 매각키로 했다.

신동빈 회장이 이끌고 있는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일본 롯데의 지배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하지만 현행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일반 지주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가 금지돼 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2년 내인 2020년 10월까지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은 93.8%, 지분 가치는 순자산가액 기준 2조원 수준이다. 롯데캐피탈 지분은 38.1%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신동빈 회장의 지주사 체제 확립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롯데지주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는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그룹 내 금융 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회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최적의 인수자를 신중하게 검토해 선정할 계획으로, 무엇보다 롯데와 전략적 방향을 같이 하면서 임직원들을 보호하고 존중해 줄 인수자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도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지금 시점에서는 새로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최적의 인수자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직원들의 삶이 불안해지지 않을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 보장이 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노력하겠다"고 했다.

롯데 측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과 관련,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협의해 일정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사업 철수는 신동빈 회장이 최근 일본에서 귀국한 직후 내린 결정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3주 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 12일 귀국했다. 일본에서는 롯데홀딩스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일본 롯데의 경영진을 만나 현안을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회장은 당초 금융 계열사를 내부에서 소화하는 방식을 검토했지만 최근 내부 회의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롯데캐피탈은 아직 매각 대상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일본 주주들이 많고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매각 후순위로 밀렸다는 평가다. 롯데캐피탈은 2015년 말 871억원, 2016년 말 1,055억원, 2017년 말 1,1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959억원 상당이다. 하지만 롯데캐피탈(25.6%) 역시 1년 안에 매각해야 한다는 규정을 벗어날 수는 없다.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누가 인수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먼저 시장에서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동시에 인수할 유력 후보로 우리금융지주를 꼽고 있다. 우리은행이 내년 초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비(非)은행 계열사를 보강할 필요가 있는 만큼 적정 인수가격을 제시하면서 물밑 협상에 나설 수 있다. 자금력이 풍부한 KB금융그룹이 신한카드를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명보험사만 있고 손해보험사가 없는 하나금융지주은 롯데손해보험 인수 후보로 꼽힌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