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예약티켓' 멋대로 일정 바꾼뒤 통보... 고객들 '황당'
상태바
진에어, '예약티켓' 멋대로 일정 바꾼뒤 통보... 고객들 '황당'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8.10.07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노선, 승객들 불만 제기
탑승인원 400명→200명 기종 변경까지... 고객들 '분통'
진에어 “고객 피해 최소화위해 노력”...구체적 답변 회피
진에어가 항공편 예약 고객에게 보낸 스케줄 변경 안내 이메일. 화면 캡처

대한항공이 설립한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일부 해외 노선의 출항 날짜와 시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고객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진에어는 스케줄 일정 뿐만 아니라 항공기의 기종도 고객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교체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국제여객운송약관에는 고객이 예약한 운항시간을 항공사가 임의로 변경할 경우 항공사가 지켜야 할 의무에 대해, 고객이 기재한 연락처로 해당 정보를 통보하는 행위, 일정 변경에 고객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 환불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즉 고객이 항공권 발권 당시 제시한 연락처로 스케줄 일정 변경 사실을 통지한 경우에는, 환불을 제외하고 항공사의 의무는 사실상 면책된다.

그러나 이 약관은 항공사와 고객의 권리·의무를 법적인 관점에서 규정하고 있을 뿐 고객에 대한 항공사의 '도덕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다.

진에어 일부 해외 노선의 스케줄 변경에 대해서는, 해당 노선의 '승객 감소'를 이유로 항공사 측이 운항 계획과 항공기 기종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학술세미나 참석 차 해외 여행을 자주 하는 A교수는 6일 본지 기자에게, 진에어의 일방적인 스케줄 변경 사실을 제보하면서 “고객센터에 하소연했지만 원래 출항키로 한 날짜에 편성된 항공편이 없어져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일정 때문에 원래 예약한 날짜에 꼭 가야 했는데 갑자기 스케줄이 변경돼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진에어 노선 중 일방적인 스케줄 변경으로 고객 불만이 집중되는 노선은 '인천-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구간이다.

진에어는 올해 초 이 노선에 회사가 보유한 대형 항공기인 보잉B777-200ER을 투입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항공기는 LCC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대형 여객기로 최대 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A교수는 “진에어 현지 지점장이 트리플 세븐(보잉B777-200ER)을 운항한다고 홍보해 현지 교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A교수는 “기종이 크면 탑승감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기내 서비스가 다르다”며 “다른 LCC와 같은 중소형 기종이었다면 굳이 진에어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조호르바루' 노선에서의 스케줄 변경은 8월부터 벌어졌다는 것이 A교수의 주장이다.

A교수에 따르면, 진에어는 10월29일 '인천-조호르바루' 탑승편의 스케줄을 10월28일로 갑자기 변경했다. 11월19일 '인천-조호르바루' 탑승편의 스케줄도 18일로 바뀌었다.

10~11월 예약한 5건은 출항 시간이 변경됐다. 일자 별로 보면 △11월15일 23:50→22:40 △11월19일 17:10→16:05 △10월29일 17시10→16:05 △10월31일 17:10→16:05 △10월24일 23:50→23:30분 등이다. 두 달 사이에 5건이나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진에어는 이런 사실을 이달 초 A교수에게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통지했다.

같은 노선의 항공권을 구매한 다수의 승객들이 진에어 측에 불만을 제기한 정황도 드러났다. A교수는 “항공사 콜센터는 전화가 잘 안 된다. 30분 넘게 통화를 시도하다가 겨우 상담원과 통화가 됐는데 '조호르바루 건 때문에 전화를 하시면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다른 승객들도 일방적인 일정 변경 때문에 항의를 많이 한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진에어가 기종을 임의로 변경한 사실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그는 “조호르바루 노선에 대형 항공기를 투입했지만 생각한 만큼 승객이 많지 않자 중형 항공기로 바꾼 것이란 말이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나온다”고 했다.

취재결과 기종 변경은 사실이었다. 진에어는 '인천-조호르바루'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기 기종을 '보잉B777-200ER'에서 'B737-800'으로 교체했다. B737-800은 최대 탑승인원이 약 200명 정도인 중형 항공기다.

진에어 관계자는 '승객이 적다는 이유로 스케줄과 항공기 기종을 임의 변경했다'는 지적에 “고객에게 불편을 드린 점 죄송하다. 변경 사항을 최대한 미리 알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더 살피고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종 임의 변경과 관련해서는 “기종 결정은 영업 관련 사항을 고려한다. 기종 변경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제반사항을 고려해 변경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영업 관련 사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러 사항을 감안해서 부득이하게 변경됐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