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대출, 반 년만에 40조 급증... 금리인상까지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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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대출, 반 년만에 40조 급증... 금리인상까지 덮치나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8.10.0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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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대출증가 억제 효과 크지 않아

자영업자들이 내수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의 이중고를 안고 있는 가운데 금리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자영업자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한국은행 금융안정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590조7000억원으로, 반 년만에 40조원이 늘었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2014년 말 3억원에서 올해 2·4분기 말 3억5000만원으로 확대됐다. 도·소매, 숙박, 음식업 대출이 대출 증가를 견인했다. 2·4분기에만 이 업종의 대출은 1·4분기보다 6조원 늘어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들은 사업자금과 가계자금을 뚜렷하게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기 때문에 개인사업자대출이 없는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자영업자의 '숨은 빚'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이 지난 3월 자영업자 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금융회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제가 아니다 보니 대출 증가 억제 효과는 크지 않았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1금융권과 2금융권 등 여러 업권에서 대출을 중복 보유한 다중채무자가 대부분이어서 급전이 필요하면 고금리 대출을 쓴다는 점이다. 실제 전체 자영업 대출의 31%(183조원)가 저축은행 등 고금리인 비은행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변동금리 부채를 진 가구의 연간 이자지급액은 평균 94만원 증가하는데 비해 자영업자는 122만원 늘어난다.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를 인상하면 자영업자들의 연체율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에서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29%로 자영업자 대출은 지금까지는 비교적 연체가 적고 고소득 비중도 커 건전성도 양호한 편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비은행권 고금리대출 비중과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어 이를 방치할 경우 금융시장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떠오를 우려가 커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사가 잘 안되면 자영업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운전자금으로 쓰는 경우도 상당하다"며 "금리 압박이 본격화되면 연체율은 더 오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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