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향기'에 빠진 남자, “지하 공방서 작업할 때 가장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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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향기'에 빠진 남자, “지하 공방서 작업할 때 가장 행복해요”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08.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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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공방 '소담' 대표 박남혁씨, 은행원 포기하고 새로운 인생
'중소상공인희망재단' 지원으로 온라인 판매망 구축, 매출 증대 큰 기여
박남혁 소담 대표가 서대문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본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함’. 고액연봉을 받는 은행원 생활을 포기하고 서대문 지하실에서 수제 향수와 비누를 만들기 위해 씨름하는 ‘소담’의 박남혁 대표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10여년 전부터 수제 비누와 화장품 제조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박 대표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당시 박 대표는 잘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취미로 즐기던 사진촬영으로 직업을 바꿨다.

돌잔치나 결혼식장의 웨딩촬영 등으로 생계를 이었으나 돈벌이는 은행원 시절보다 훨씬 나았다. 그러나 개인사업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수입이 들쭉날쭉해 가계살림을 꾸리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메르스 사태나 세월호 사건 등으로 돌잔치를 비롯한 회갑, 칠순잔치 등이 줄줄이 취소될 때는 앞이 깜깜하기도 했다.

한국수공예협회의 비누·화장품 제조자격증(1급 수석강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던 박 대표는 다시 명함을 바꿔 인생 3막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이 길을 걷게 된 결정적 이유로 '소비자들의 웰빙트렌드'를 꼽았다.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맞춰 길을 가다 보니 어느새 ‘소담’ 대표가 돼 있었다는 것.

현재 박 대표는 부인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아내 정수진씨는 공방이나 체험학습 등 지자체의 지원사업에 참여해, 강의를 자주 다닌다. 이에 달리 박 대표는 서대문에 위치한 지하 공방에서 화장품 제조와 인터넷 판매를 주로 담당한다.

박 대표가 제조하는 화장품은 대부분 천연비누(식물성 오일, 코코넛, 팜, 동백 등)다. 박 대표는 지하 공방에서 화장품과 비누를 제작할 때 특별한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 2016년까지만 해도 지자체 지원사업 등으로 공방을 이어갔으나, 지난해 중소상공인희망재단(이하 희망재단)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에서만 월 평균 700여만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니 그에게 희망재단은 도깨비방망이인 셈이다. 
 

소담에서 판매하는 제품 '카푸네 스프레이'

◆쳔연향으로 만든 5가지 향수

박 대표 부부가 제조하는 제품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 아니다. 박 대표는 가끔 ‘핸드메디페어’와 같은 행사를 자주 연다. 영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누리고 있는 행복을 여러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박대표가 애정을 가지고 제작하는 화장품은, 순한 발효주정 식물성에탄올과 정제수, 프리미엄 향 등을 첨가해 향이 깊고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카푸네 스프레이’ 향수다.

‘카푸네 스프레이’는 자몽향이 담긴 ‘나른한 오후 2시’, 풋풋하고 상큼한 레몬향이 매력적인 ‘스물하나 첫사랑’, 싱그러운 풀잎향이 포인트인  ‘은은한 달빛숲길향’, 서늘한 나무향을 담은 ‘둘만의 산책길향’, 싱그러운 꽃향기가 가득한 ‘프로포즈 꽃다발향’ 등 5가지 제품으로 구분된다.

최근 박 대표는 천연향을 이용한 모기퇴치용 스프레이도 개발했다. 이 스프레이는 천연유기농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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