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73살 산사나이 "열정은 20대 못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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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73살 산사나이 "열정은 20대 못지않아"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8.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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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열혈남아! 자연인 양명석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슬기로운 자연생활 - 양명석 씨] "곧 따라 들어올 아내를 위해 아내가 좋아하는 갖가지 과일나무와 채소를 심고 수확을 기다리고 있어요."

1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MBN 시사교양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꿈꾸던 산에 들어와 인생의 절정을 맞이한 양명석(73) 씨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고요한 산의 적막을 깨우고 신명 나는 꽹과리와 장구 반주에 맞춰 목청껏 노래 부르는 사나이가 있다. 하루에 1시간씩 빼먹지 않고 운동을 한다는 자연인은 마당에 직접 만든 운동기구를 갖춰놓을 정도로 20대 못지 않게 혈기왕성하다.

9남매가 북적이는 집, 어려운 형편에 학업을 지속한다는 것은 사치였다. 자연인은 19살 어린 나이부터 서울로 상경해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젊은 날 잠을 줄이면서까지 열심히 배웠던 미장으로 뚝심 있게 10여 년을 했다. 

하지만 27살에 결혼 후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면서 미장일만으로 벌 수 있는 돈에는 한계를 느꼈다. 그는 오리 사육이 수익성이 좋다는 주변 이야기에 오리 3천여 마리를 키우며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했다.

얼마 안 가 수익보다 큰 사료 값에 판로까지 막혀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 이후 채소 장사와 정육점, 각종 식당, 노래방 등 생업을 무려 9번이나 바꿔가면서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으나 큰 돈은 벌지 못했다.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자연인에게 성공은 먼 꿈만 같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0대 초반의 젊은 아들이 뇌경색 진단을 받으면서 아들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할 정도로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남들은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에 송어횟집 주방장으로 들어가 밤낮없이 일했다. 주방장 일을 2년 8개월 정도 했을 때, 아들이 건강을 회복했고 자연인은 비로소 갈망하던 산에 마음 편히 들어올 수 있었다. 그때 나이 69세였다.

하루라도 빨리 산에서 여생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손톱 발톱이 빠지도록 일을 해가며 집을 완성했다. 젊은 시절에 했던 미장기술을 발휘해 지은 토굴과 찜질방은 여느 전문가 부럽지 않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아팠던 아들을 위해 매일같이 산을 오른 자연인은 2년을 찾아 헤맨 끝에 신비의 약초 송근봉을 발견했다. 술로 담가야 약효가 최고라는 송근봉은 혈액순환에 좋아 뇌경색을 앓았던 아들에게 보약으로, 아들은 하루가 다르게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각종 식당 일을 했던 자연인답게 출중한 요리솜씨를 자랑하는 그는 한 끼라도 대충 먹는 법이 없다. "반딧불이 반짝이고 촉새가 지저귀는 산에서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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